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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視角] 시의회 '박원순 조직' 구하기

    정한국 사회부 기자

    발행일 : 2021.06.10 / 여론/독자 A3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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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시장은 시장이 독점하는 권력을 시민과 나누겠다고 했다. 하지만 나누는 대상이 시민이 아니라 주변의 특정인일 거라는 우려가 굉장히 많다."

    2019년 11월 서울시의회에서 '서울민주주의위원회'(이하 서민위)를 겨냥해 한 시의원이 한 발언이다. 서민위는 2019년 박 전 시장이 "직접 민주주의를 확대한다"며 역점 사업으로 삼아 만든 조직이다. 시민단체 출신, 변호사와 교수 등 15명 안팎의 외부 위원이 연간 최대 1조원의 예산에 관여해 시정(市政)에 참여하게 한다는 취지였다.

    같은 여당 의원이 보기에도 문제가 있었나 보다. 당시 이 비판 발언을 한 사람은 박 전 시장과 같은 민주당 소속 A 의원이었다. 민주당 B 의원은 당시 서민위 사업 중 하나에 대해 "실질적으로 기득권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예산을 좌우해버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시민단체 출신들이 서민위에 포진한 것에 대해 "틀 안에서 순환 인사가 이루어지다 보니, 관리 감독도 제대로 안 된다. 일반직 공무원이 책임자를 하는 게 낫겠다"고 한 민주당 C 의원도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이 서민위를 단순 자문기구로 전환하고 관련 사업을 '시민협력국'이란 새 조직에 맡기는 내용의 조직 개편안을 내놨다. 서민위 주요 사업은 이어가되 민주당 의원 지적처럼 시민협력국장에 공무원을 앉혀 '박원순표 마을 사업' 등 각종 시민단체 관련 사업에 대해 정밀하게 검증하고 효율을 높이자는 취지다. 그러려면 시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다수 의견'이라며 "민주주의 정책의 후퇴"라고 반대했다. 이 위원회는 위원 12명 중 11명이 여당 소속이다. 자기 당 시장의 역점 사업에도 할 말을 했던 여당 내 소신파 목소리가 이번엔 나오지 않았다. 시청과 시의회 안팎에서는 "전형적인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상황"이란 말이 나온다. 당이 다른 시장이 오니 결국 '자기 편'인 시민단체의 사업이나 일자리를 챙겨주는 일에 동조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오세훈 서울시가 낸 조직 개편안이 부결되면 '오세훈 서울시'는 '박원순 서울시'가 만든 옷을 억지로 입고 뛰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청년 월세 지원' '저소득층 교육 콘텐츠 제공' '소상공인 무이자 대출' 등 오 시장 주요 공약을 실현하는 속도가 더뎌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피해는 시민 몫이다.

    오세훈표 조직 개편안은 10일 민주당 의원총회, 본회의를 거치며 처리 여부를 결정한다. "당적이 달라도 시장이 최소한 일을 하게 해주고 비판하자"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제안한다. 투표는 반드시 실명으로 하길 바란다.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시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고자 : 정한국 사회부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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