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띄어 앉으니 더 무섭다… " 공포영화 열풍

    박돈규 기자

    발행일 : 2021.06.10 / 문화 A15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컨저링3' 박스오피스 1위 '콰이어트…' 등 속속 개봉
    코로나 극장가 새 풍속도

    초여름 극장가를 공포물이 접수했다. 영화 '컨저링3'가 3일부터 8일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달렸다. 16일에는 팬데믹 이후 북미 흥행 성적 1위를 기록한 '콰이어트 플레이스2'가 한국에 상륙한다. 한 가족이 괴생명체와 싸우는 호러 무비다. 17일엔 폐교(廢校)에서 귀신이 출몰하는 국산 공포물 '여고괴담6: 모교'가 개봉한다.

    납량 특집이라는 말처럼, 더위와 공포는 전통적으로 공생 관계다. 하지만 지금이 어느 때인가. 코로나 시대에 극장에서 공포 영화를 보는 심리는 뭘까? 김형호 영화 시장 분석가는 "충성 관객이 있는 시리즈들은 이런 재난 상황에서도 잘된다는 것을 지난해 '반도(부산행2)'가 증명했다"며 "띄어 앉기 때문에 영화를 더 쾌적하게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띄어 앉으니 더 무섭다

    "옆자리에서 날 지켜줄 사람이 없으니 공포가 극대화한다" "취식 제한으로 '팝콘 샤워'가 없어 좋아"….

    '컨저링3'를 본 관객들이 남긴 후기다. 영화 자체도 오싹하지만 그 공포물을 보기엔 지금 극장이 최적의 환경이라는 얘기다. 팝콘 샤워란 영화를 보다 깜짝 놀란 관객이 팝콘을 쏟는 바람에 피폭(?)되는 상황을 말한다.

    '컨저링3'는 1981년 참혹한 살인을 저지른 소년이 "악마가 그렇게 시켰다"며 무죄를 주장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시리즈다. 워런 부부가 다시 등장해 끔찍한 살인 사건의 전말을 파헤친다. 오프닝부터 실제 악마의 음성이 등장하는 엔딩까지 섬뜩한 장면이 많다. 하지만 영화 평론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평론가들이 매긴 점수(신선도 59%)는 박하다.

    ◇갑갑한 시대에 필요한 자극

    2018년 개봉한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참신했다. 인간을 공격하는 괴생명체들이 오직 소리(소음)에만 반응하기 때문이다. "극장에서 팝콘을 씹을 수 없는 영화"로 불릴 정도였다. 남편을 잃은 에벌린(에밀리 블런트)은 이번 속편에선 살아남으려 세 아이를 데리고 집 밖으로 나간다. 그런데 바깥은 훨씬 더 위험하다. '콰이어트 플레이스2'가 주는 공포감은 전편을 능가한다. 숨소리조차 낼 수 없는 상황에서 눈빛과 표정, 몸짓만으로 감정 연기를 보여주는데 싸움은 더 거대하고 처절하다. "소리 내면 죽는다"는 광고 카피처럼 고요해서 겁나는 영화다. 로튼토마토 신선도(91%)도 높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주수현 교수는 "공포물을 보면 교감신경이 활성화하고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또 근육이 수축돼 피부 온도가 낮아지면서 서늘해지고 심장 박동은 빨라지는 등 정신적 쾌감과 신체적 변화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며 "코로나 상황이 길어져 일상에 자극이 부족할 때 극장에서 공포 영화를 보는 것은 기분 전환에 좋다"고 했다.

    ◇악몽에서 깨어나는 기쁨

    공포 영화의 흥행을 가늠하는 수치 중 하나가 10대 관객 비율이다. CGV에서 '컨저링3' 예매자 중 10대는 13.1%로 '크루엘라'(2.4%) '캐시트럭'(0.1%)과 격차가 크다. '곤지암'(2018)의 흥행이 보여줬듯이 10대는 무서운 괴담에 끌린다. 이른바 교복 관객들이 극장에서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비명을 지를수록 그 공포물은 잘 팔린다.

    공포 영화는 무섭지만 관객은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은 말했다. "악몽에서 깨어날 때 맛보는 기쁨을 관객이 경험하게 하라"고.
    기고자 : 박돈규 기자
    본문자수 : 1700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