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고강도 부동산 규제 1년] (上) 전세난민의 울분 "대출 막아 집도 살 수 없어"

    성유진 기자

    발행일 : 2021.06.10 / 종합 A3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주거 사다리' 끊은 文정부

    맞벌이 직장인 최모(36)씨는 최근 전셋집을 알아보다가 '빚을 더 내서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낫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대출이 문제였다. 그는 "7억원 정도 되는 집을 찾았는데,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 때문에 내 돈이 4억 넘게 필요하더라"며 "집값·전셋값은 무섭게 뛰고, 돈도 못 빌리게 막아놓으면 무주택자는 어떻게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정부는 6·17 대책에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규제 지역으로 묶었다. 원래는 집값의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었지만, 규제 지역이 되면서 대출 한도가 40~50%로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고 규제 지역을 늘리는 방식으로 집을 사려는 수요를 줄여 집값을 잡겠다는 게 정부 계산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결과적으로 집값은 오히려 급등했고 애꿎은 실수요자만 잡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규제 지역이 대폭 늘어나자 당시 수도권에서 비규제 지역으로 남은 김포와 파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김포 아파트값은 작년 상반기 0.29% 오르는 데 그쳤지만, 하반기엔 15.03% 급등했다. 정부가 규제 지역을 늘릴 때마다 풍선 효과가 번지면서 작년 전국 아파트값은 7.57% 올라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투기 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면 전세 대출을 회수하기로 하면서 전세 대출을 활용한 내 집 마련도 어려워졌다. 무주택 실수요자 중에는 일단 전세 대출로 전셋집을 얻고서, 그동안 모아놓은 돈으로는 갭 투자(전세 낀 매매)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단 사놓고, 전세 보증금 빼줄 돈을 모아서 나중에 실입주하는 식이다. 정부는 시세 차익을 노린 갭 투자를 방지한다는 목적이라고 했지만, 현금 부자들의 갭 투자는 여전히 가능해 무주택자의 '주거 사다리'만 걷어찼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 강남권의 삼성·대치·청담·잠실동 4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것도 효과가 없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달 22억5000만원에 팔려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효 전인 작년 6월(19억5000만원)보다 오히려 3억원 올랐다.
    기고자 : 성유진 기자
    장르 : 연재
    본문자수 : 1074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