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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 5.6%, 한국 4% 성장전망

세계은행이 8일(현지 시각)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6%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1월에 내놓았던 전망에서 1.5%포인트 올려 잡았다.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도 이전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높인 4.3%로 예상했다.

전망대로라면 올해 글로벌 경제는 1973년(6.6%) 이후 최대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다른 국제기구들도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5.8% 성장을 점치고 있다.

◇2년 연속 세계 평균 성장률 못 미칠 전망

세계은행은 미국(6.8%), 일본(2.9%), 유로존 19국(4.2%)이 포함된 선진국들이 올해 5.4%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재정 정책과 높은 백신 공급 등을 이유로 미국은 직전 전망에서 3.3%포인트 올려 잡은 것이다. 중국(8.5%)이 주도하는 동아태 지역은 7.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이번에 한국 성장률을 별도로 전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전망치(4%)와 비교해 보면 올해 한국은 미국, 선진국, 세계 평균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내년도 마찬가지다. 한은은 내년 한국 경제가 3%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세계은행에 따르면 내년 세계(4.3%), 선진국(4%), 미국(4.2%) 경제성장률이 모두 한국을 넘어선다.

이는 기저효과 탓도 있다. 한국은 지난해 -0.9% 역성장했지만 세계(-3.5%), 선진국(-4.7%), 미국(-3.5%)보다는 상황이 나았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국민이 잘해서인지 정부가 잘해서인지 의견이 갈릴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방역에 성공했고,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높아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다른 국가보다 성장률이 덜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연속으로 세계 평균을 밑도는 것은 훼손된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취업, 자영업 시장에 여전한 냉기

정부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9일 한국은행은 지난 1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7%라고 발표했다. 지난 2019년, 2020년 성장률 수치도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상향 수정해 2.2%와 -0.9%로 발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한은의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우리 성장률이 올해 1분기, 지난해, 2019년 (3가지) 모두 상향 조정되면서 트리플 레벨업(level-up)을 달성했다"고 썼다. 그는 "지난해 이후의 성장률 상향 조정은 코로나 위기 극복 과정에서 우리 경제가 생각보다 강한 반등을 이루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홍 부총리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빠른 경기 회복을 알려주는 좋은 소식"이라고 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일반인들이 경기 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최근 성장률 지표가 좋은 것은 수출 호조에 따른 측면이 크다"며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지만 코로나로 정상 궤도에서 이탈한 경제가 돌아오는 것이지 '레벨업'이라고 표현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출과 제조업 일부에서 훈풍이 불고 있지만, 일자리와 소득으로 체감되는 골목 경기는 곳곳에 얼음장이다. 통계청은 5월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1만9000명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중 60세 이상 취업자가 45만5000명 늘었다. 증가한 취업자 4명 중 3명은 60세 이상이다. 정부가 세금으로 만든 노년층 일자리가 통계를 떠받친 것이다. 취업 시간별로 보면 1주일에 17시간 이하 일하는 단기 근로자가 35만명 늘었고, 18~35시간 근무하는 근로자가 9만3000명 늘었다. 증가한 일자리의 상당 부분이 단기 일자리라는 뜻이다.

코로나 충격도 여전하다. 고용원 없는 영세 자영업자가 가구주인 가구의 올해 1분기 월평균 소득은 385만원으로 코로나 발생 전인 2019년 1분기에 비해 14만원(3.5%)가량 줄었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등을 편성해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을 지급해 월 소득을 24만원가량 늘려줬음에도 여전히 전체 소득이 코로나 이전보다 쪼그라든 것이다.

[그래픽] 국내 5월 취업자 증가 61만9000명인데… / 주요국 경제성장률 추이 및 전망 기고자 :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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