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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예, 그라모폰 '이달의 음반'
김선욱·박혜상도 전문지서 만점

K팝의 인기 척도가 빌보드 차트라면, 클래식 음악의 판단 잣대는 음반 리뷰. 최근 한국 20~30대 클래식 연주자들의 음반이 세계적 음악 전문지에서 잇따라 '만점 평가'를 받고 있다.

재독(在獨)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21)의 음반 '한 세기의 여정(Journey through a Century)'은 영국 음반 전문지 그라모폰 9월호에서 '이달의 음반'에 선정됐다. 갓 스물을 넘긴 신예 연주자의 음반이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한 달간 발매된 100여 종의 음반 가운데 최고의 평가를 받은 것이다. 영국 평론가 롭 코원은 그라모폰에서 "이 음반은 놀랍다(This is sensational)! 생생한 개성과 드라마, 감정과 몰입으로 기교적 측면을 뛰어넘는 비범한 음반"이라고 격찬했다.

박수예는 별다른 콩쿠르 경력 없이 벌써 세 번째 음반을 발표한 연주자. 아홉 살 때 독일로 건너가서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공부했다. 이번 음반에는 프로코피예프·펜데레츠키·윤이상 같은 20세기 작곡가들의 바이올린 독주곡을 담았다. 서울시향(지휘 오스모 벤스케)과의 협연으로 윤이상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다음 음반으로 녹음 중이다.

피아니스트 김선욱(33)의 베토벤 후기 피아노 소나타(30~32번) 음반과 소프라노 박혜상(33)의 데뷔 음반도 최근 영국 BBC 뮤직 매거진에서 별 5개 만점의 극찬을 받았다. 이 잡지는 김선욱의 음반에 대해 "베토벤의 마지막 소나타인 32번 마지막 악장에서 보여주는 집착에 가까운 트릴은 숨이 막힐 정도인데, 이 연주가 바로 그런 경우"라고 호평했다.

박혜상의 독집에 대해서도 "낭랑한 음색과 우아한 강세를 보여준다"면서 "최근 가장 만족스러운 데뷔 음반"이라고 평했다. 박혜상은 이번 음반에서 모차르트·로시니의 오페라 아리아와 함께 나운영의 '시편 23편'과 김주원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등 한국 가곡 2곡을 불렀다. 음악 칼럼니스트 한정호씨는 "예전에는 정경화·사라 장(바이올린), 장한나(첼로) 같은 스타 연주자들의 음반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현대음악부터 한국 가곡까지 연주자의 면면이나 장르가 다양해지는 것이 특징"이라며 "한국 젊은 연주자들이 세계 음악계에서 튼튼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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