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올해 초, 관심 가는 작품이 있어 기획자에게 연락했다. 우리가 작품을 수급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좀 더 살펴보고 싶으니 대본이나 각본을 좀 보내줄 수 있냐고 물었다. 감독은 "안 그래도 필요하실 것 같아 가져왔다"며 이면지에 그린 콘티(장면별 제작 계획)를 건넸다. 아니 수급하겠다는 제작사에 이면지 콘티라니! 처음에 받은 이면지 콘티에 대한 기억은 지금도 강렬하다.

우리는 이 작품의 수급뿐 아니라 IP(지식재산권)까지 투자했다. 바로 올해 유튜브 인기 드라마인 '좋좋소'다. '좋소좋소 좋소기업'의 줄인 말로, 척박한 중소기업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린 드라마다. 장르는 드라마지만 다큐멘터리인지 헷갈릴 정도로 현실적이고 디테일이 살아있다.

전문 작가가 아닌, 유튜버인 빠니보틀과 이과장이 직접 기획과 감독을 맡았으며, 영화 제작 경험이 있던 이태동 PD가 합류해 이 세 명이 소규모 조직으로 촬영을 시작했다. 저예산이다 보니 시즌 1의 5화를 만들기까지 시나리오 개발부터 촬영까지 불과 5주 안에 마쳤다고 한다. 장소 섭외도 지인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우리도 계약 후 종종 "회의실이 필요한데 빌려달라"는 제작팀의 요청을 받았다. 배우부터 감독까지 모두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임하는 모습에서 서로를 향한 신뢰와 친밀함이 느껴졌다.

중소기업을 주제로 한 저예산 유튜버 감독표 드라마. 만약 콘티와 시나리오만 봤다면 과연 계약할 수 있었을까? 좋좋소의 제작 스토리를 보며, 결국 성공하는 콘텐츠는 1%의 영감과 99%의 팀워크로 이뤄지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면지에 그린 콘티를 초대박으로 만든 것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이를 완성하려는 감독과 스태프, 배우들의 단단한 팀워크였다. 기고자 : 김효진·'왓챠' 콘텐츠 사업 담당 이사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85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