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종이신문보기
부정 여론이 긍정넘은 '데드크로스'
민주당원 지지율도 47%로 급락
아프간 내 인도주의적 위기와 테러 세력 확장에 따른 중동발 안보 위협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CNN은 미군이 아프간 철군을 완료한 지난 30일(현지시각) "아프간전은 끝났지만 최근 2주 새 미국이 겪은 충격과 트라우마는 지속될 것이며, 바이든의 유산을 둘러싼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월 취임 후 50~60%대의 고공행진을 해왔던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이후 지난 2주간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데드 크로스(dead cross·부정 여론이 긍정 여론을 앞서는 현상)'가 나타났다. 미 여론조사 업체 모닝컨설트가 전국 유권자 1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27~29일 실시한 조사에서 바이든의 직무 수행을 긍정 평가하는 여론은 48%,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은 49%로 나왔다. 특히 민주당원 중 바이든의 직무 수행을 강하게 지지한다는 비율은 지난달 14일 53%에서 2주 만에 47%로 떨어지면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바이든의 직무 수행을 강하게 반대한다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비율도 76%로 최고치를 찍었다.
30일 발표된 로이터통신·입소스 여론조사에선 아프간 미군 철수 관련 바이든 대통령의 대처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38%에 그쳤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1%로 과반을 기록했다. 또 '아프간의 현재 상태에 대해 누가 가장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엔 바이든 대통령이란 응답이 20%로 가장 많았다. 이어 탈레반(16%), 아프간전을 시작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10%), 탈레반과 미군 조기 철수 협상을 진행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정권의 첫 허니문은 완전히 끝났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22년 11월 중간선거에 악재가 될까 봐 민주당이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의회는 9월 회기가 시작되면 이번 아프간 철군과 미군 13명이 전사한 것과 관련한 청문회를 열겠다는 분위기다. 야당인 공화당을 이끄는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29일 "아프간 철수는 미 역사상 최악의 외교 정책으로, 아프간에 대테러전을 위해 (미군이) 처음 갔던 20년 전으로 다시 되돌려놨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인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에 실망했다"고 했다.
공화당에서는 외교 안보 담당 주요 인사 중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중 한 명은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톰 라이스 등 20여 명의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의 대통령직 사퇴나 탄핵까지 요구하고 있다. 제프 밴 드루 공화당 하원의원은 지난달 27일 동료 의원 10여 명과 함께 대통령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했다.
공화당은 이번 아프간 철군 과정에서 빚어진 극도의 혼란과 이슬람국가(IS)·알카에다 등 테러 단체가 다시 발호할 위험이 커진 것에 대해 '군사적·정치적 재앙'으로 표현하며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하고 있다. 향후 미국이 수용할 아프간 난민 수만 명의 정착 문제도 바이든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아프간 사태만으로 바이든의 정치적 위기를 가늠하기는 무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30일 "아프간 철군 관련 잡음이 1년도 넘게 남은 중간선거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낮다"며 "미국 경제 회복 상황이나 코로나 팬데믹 대응 성적이 가장 중요한 문제일 것"이라고 했다. 정권 중간 심판 성격이 강한 미 중간선거에서 외교 정책 문제가 주요 변수가 되는 일은 드물다는 것이다.
[그래픽] 바이든 지지율 / 미군 철수 정책 지지율 기고자 : 뉴욕=정시행 특파원
본문자수 : 204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