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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등 반독점 정책 강화 논의

중국 공산당이 시진핑 국가주석 등 최고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기업이 당(黨)의 지도에 복종하도록 이끌고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리바바·텐센트 등 대형 IT 기업이 당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다고 공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독점, 데이터 보안 등을 앞세운 중국 공산당의 기업 압박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3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최고 지도부는 전날 중앙전면개혁심화위원회 제21차 회의를 열고, 반독점 정책 강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시 주석은 "반독점을 강화하고 공정 경쟁을 위한 정책을 심화 추진하는 것은 사회주의 시장경제 제도의 내재적 요구"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규칙을 명확히 하고 한계선을 그어 '신호등'을 설정, 기업이 당의 지도에 복종하고 경제·사회 발전의 큰 국면에 복종·복무하도록 이끌고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인민일보는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작년 11월 알리바바 산하의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의 40조원 규모 증시 상장 계획을 예정일을 이틀 앞두고 전격 중단시킨 후 핀테크, 전자상거래, 차량 호출, 게임 기업 등에 대해 전례 없는 전방위 규제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알리바바에 대해 반독점 위반 과징금으로 중국 사상 최고액인 182억위안(약 3조1000억원)을 부과했다. 회원 100만명 이상인 IT 기업의 해외 상장은 당국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도 만들었다.

중국 당국이 기업의 사회 기부를 의미하는 '3차 분배'를 강조하면서 기업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돈을 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알리바바·텐센트·바이트댄스·메이퇀 등 6대 빅테크 기업이 낸 기부금은 총 2000억홍콩달러(약 30조원)에 달했다.

중국 당국은 이런 기업 통제 드라이브에 대해 공동 부유(더불어 잘살자는 의미)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 주석은 향후 1년간 공동 부유를 국정 기조로 더욱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내년 10월 3연임이 결정되면서 마오쩌둥 이후 가장 강력한 권력을 쥘 가능성이 큰 시 주석은 대중의 지지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샤오캉(중산층 정도의 생활 수준)을 이뤘다는 당국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주거비·교육비 등 생활비 부담이 여전히 높고 빈부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정부의 '기부 강요'가 중국 기업들의 가치를 수백억 달러 떨어뜨리고, 창업자 개인의 부를 망쳐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업가 정신이 무너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고자 :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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