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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경선룰 재검토하겠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정홍원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을 향해 "경선 룰에 손대지 마라"고 경고하고 나왔다. 경선 여론조사 때 여권 지지층도 조사 대상에 넣기로 한 경선 룰을 정 위원장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반발한 것이다. 유 전 의원은 정 위원장이 현행 경선 룰을 고치려 한다며 "사퇴하라"고 했다. 정 위원장이 사실상 윤석열 전 검찰총장 편을 들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야권 지지율 1위인 윤 전 총장 측은 여권 지지층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하려 이른바 '역선택'에 나설 수 있다며 여론조사 대상을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 위원장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경선준비위원회가 만든 경선 룰은 하나의 안(案)에 불과하다"며 "선관위에서 전부 다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구성되기 전까지 활동한 경선준비위는 본경선 때 50%가 반영되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지지 정당을 따지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정 위원장이 조사 대상에서 여권 지지층은 제외하는 이른바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하는 쪽으로 경선 룰을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자 홍 의원과 유 전 의원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홍 의원은 이날 "이미 경선준비위에서 확정한 경선 룰을 후보자 전원의 동의 없이 당 선관위에서 일부의 농간으로 뒤집으려고 한다면 이적(利敵) 행위"라고 했다. 유 전 의원도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는 식으로 경선판을 깨겠다면 정 위원장은 사퇴하라"고 했다. 유 전 의원 캠프는 "윤 전 총장이 직접 나서 역선택 방지 주장 중단을 명확히 하라"고도 했다. 유 전 의원 측은 정 위원장 배후에 윤 전 총장 측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경선 룰과 관련해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 측 인사들은 "과거 홍 의원은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을 주장했었다"며 "오히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 측이 경선 룰을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것 아니냐"고 했다. 민주당 열성 지지층이 대선에서 야권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윤 전 총장을 피하기 위해 국민의힘 여론조사 경선에 조직적으로 참여해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는 걸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기고자 :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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