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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교차로"라는 뉴욕의 타임스스퀘어 한복판에 대관람차(Ferris Wheel)가 등장했다. 브로드웨이 공연의 재개관을 앞두고 팝업으로 설치된 것이다〈사진〉. 대관람차는 세계의 유서 깊은 놀이공원에서 회전목마와 함께 가장 유명한 놀이기구다. 우리나라의 중·장년 세대라면 '창경원(昌慶苑)' 시절의 '허니문카'라는 이름이 생각날 것이다. (현재는 '허니문카'를 검색하면 '신혼여행 때 타고 가는 자동차'로 소개된다.)

세계 최초의 대관람차는 1893년 '시카고 엑스포'에서 선보였다. 어떤 기구가 전진이나 후진, 좌회전이나 우회전 또는 직선의 오르내림을 넘어 수직으로 회전한다는 발상 자체는 당시로서 무척 신선한 것이었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로 기억되는 빈의 '리센라드(Risenrad)'는 1897년 만들어져 현존하는 관람차 중 가장 오래되었다. 1999년 12월 31일 밀레니엄을 기념하여 운행을 시작한 '런던 아이' 역시 도시의 명물이다.

실용적인 운송 수단은 아니지만, 대관람차는 행복을 주는 기구임에 틀림없다. 보는 것도 즐겁고 타는 것도 즐겁다. 손에 든 솜사탕처럼 마음도 가볍게 날아간다. 내가 탑승한 캡슐이 정상에 도달했을 때는 하늘을 만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연인들이 가장 많이 키스를 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보통의 대관람차들이 원경을 감상하게 위치한 것과 다르게, 타임스스퀘어의 것은 마천루들 사이의 근경을 관람하게 되어있다. 꼭대기에 올라갔을 때 밤하늘의 별 대신 건물 표면의 네온 불빛이 다가온다. 코로나의 우울한 시간을 겪었던 뉴요커들에게 필요한 이벤트다. 화려한 뉴욕의 일상을 회복시키고 다시 돌린다는 의미가 있다. 현재 이 대관람차의 캡슐 내부는 뉴욕에서 핫한 셀카 장소가 되고 있다. 탑승하는 많은 사람들은 "마지막으로 타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며 어린 시절을 추억한다.

스콧 피츠제럴드(F Scott Fitzgerald)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대관람차에 관한 문구를 남겼다. "맛없는 감자튀김이 없듯이, 재미없는 대관람차는 없다"도 그중 하나다. 기고자 : 박진배 뉴욕 FIT 교수·마이애미대 명예석좌교수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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