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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오후 7시 40분, 부산 연제고 1~3학년 학생 22명이 집에서 화상 회의 앱 '줌(zoom)'에 하나둘 접속했다. 하지만 20여 명이 모인 방은 줄곧 조용했다. 학생들이 아무 말 없이 스마트폰 화면만 켜둔 채 1시간 동안 자습을 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줌 야자(야간자율학습)방'을 연 것이다. 이 방을 만든 학생회 소속 배재희(17)양은 "9월 학력평가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코로나가 심해져 스터디 카페나 독서실에 가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만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 독학(獨學)을 하는 중·고등학생들을 위해 학교나 학생회 차원에서 '줌 야자' '줌 독서실'을 열어 운영하는 곳이 늘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 화상회의 앱에 접속한 뒤, 스마트폰 카메라로 본인이 공부하는 모습을 비추는 것이다. 학생들은 "야자 시간 때처럼 친구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일종의 견제도 되고 더 집중이 잘된다"는 반응이다.

서울 동작구의 숭의여중 학생회가 지난 6월 개최한 줌 야자에도 90여 명이 참가했다.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학생들은 공부를 하고, 학생회는 '감독관'처럼 학생들의 줌 회의실 출입을 관리했다. 2시간을 꽉 채워 공부한 학생에겐, 등교하는 날에 맞춰 간식을 제공했다. 학생회 기획홍보부장 한은사(15)양은 "참가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다음 주에 또 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일선 학원들도 '줌 독서실'을 운영한다. 서울 노원구에서 국어 학원을 운영하는 조송아씨는 "집에서 혼자 공부하다 보면 '감시자'가 없어 딴짓을 하기 쉽고 스스로를 통제하기 어려운데, 여긴 선생님이 있다 보니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온다"고 했다. 기고자 :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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