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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p 인상… 월급 300만원이면 年 7만2000원 더 내게 돼
정부, 기금 고갈되자 매년 1조5000억원 부담 노사에 떠넘겨

내년 7월부터 고용보험료가 또 오른다. 고용보험기금 고갈 문제가 심각하자 결국 정부가 인상을 결정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두 번째 인상이다. 이로써 임기 중 고용보험료를 두 번 올리는 역대 첫 정부가 됐다.

고용노동부는 1일 '고용보험기금 재정 건전화 방안'을 발표하며 "현재 회사와 근로자가 각각 (월 급여에서) 0.8%씩 1.6%를 내는 고용보험 보험료율을 각각 0.1%포인트씩, 1.8%로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에는 1.3%에서 1.6%로 올린 바 있다. 현재 월급 300만원인 직장인은 매달 급여의 0.8%에 해당하는 2만4000원을 보험료로 냈는데, 이번 인상으로 3000원(0.1%포인트)을 추가로 더 내야 한다. 사측도 마찬가지로 3000원을 더 내야 한다. 연 7만2000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로써 정부는 매년 1조5000억원의 보험료를 추가로 더 걷을 수 있게 됐다.

고용부는 지난 2월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했다가 반발이 거세자 "인상 논의는 아직 이르다"(안경덕 고용부 장관)면서 한발 물러섰지만, 7개월 만에 다시 인상을 결정했다. 박화진 고용부 차관은 "현재 기금 재정 상황을 볼 때 더 이상 인상을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고용보험료 인상 외에 각종 사업을 조정, 내년에만 지출을 2조6000억원 줄이고, 실업급여를 3번 이상 반복해서 타면 급여액을 줄이는 벌칙을 주는 등 기금 적자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공개했다.

고용보험기금은 노사 양측이 낸 보험료를 모아 실업급여와 고용유지지원금 등에 쓴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만 해도 10조2500억원이 쌓여 있었지만 정부가 청년 고용 장려나 육아휴직 등 기금 본래 성격과 맞지 않는 '선심성 정책'에 기금을 대거 활용하면서 적자가 커졌다. 원래 기금 용도에 없었던 청년 고용 장려금을 2017년 편입하면서 여기에만 4조원 가까운 돈이 나갔다. 그 결과 올해 적립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처지에 이르렀고, 보험료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이를 메꾸기로 한 것이다.

고용보험심의위원회에서는 보험료 인상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경영계는 "정부안이 (방만한) 지출 구조 개혁보다 보험료 인상을 통한 수입 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했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용)보험료를 올리면 기업 입장에선 노동 비용이 올라가고, 근로자는 수입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면서 "정부가 재정 관리에 실패하고 그 책임을 기업과 근로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 A3면 기고자 :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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