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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최종예선… 한국, 이라크와 첫 경기서 0대0 무승부

카타르로 가는 마지막 여정의 첫걸음부터 흔들렸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A조 1차전. 홈 팀 한국(FIFA 36위)은 이라크(70위)와 득점 없이 비기며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졌다. 역대 상대 전적은 7승12무2패가 됐다.

한국은 1993년부터 2016년까지 월드컵 최종 예선 첫 경기를 홈에서 치른 적이 3번 있었는데, 모두 승리했다. 하지만 이날은 이라크의 탄탄한 수비 전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한국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레바논(98위)과 2차전을 한다.

한국은 내년 3월까지 같은 A조에 속한 이란, UAE,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싸워야 한다. 중동 원정은 이동 거리가 길고, 날씨가 더워 험난할 전망이다. 한국으로선 홈에서 최대한 많은 승리를 거둬야 유리하다. 조 1위와 2위가 본선에 직행한다. 10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이날 공 점유율(68%-32%)과 슈팅수(15-2개)에서 우세했지만, 실속이 적은 축구를 했다. 골문을 향했던 유효슈팅은 5개에 불과했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황의조(보르도)를 최전방에 세웠다. 손흥민(토트넘), 이재성(마인츠), 송민규(전북 현대)를 2선에 배치하고 황인범(카잔)과 손준호(산둥 타이샨)에게 중원을 맡겼다.

전반엔 몇 차례 기회가 있었다. 25분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밀어준 공을 홍철이 크로스했고, 황의조가 머리로 왼쪽 골문을 겨냥했다. 수비수 몸에 맞고 흐른 공을 이재성이 때렸는데 크로스바 위로 솟구쳤다. 29분엔 황인범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프리킥을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날아갔다.

벤투 감독은 후반에 황희찬(울버햄프턴), 남태희(알 두하일), 권창훈(수원 삼성) 등을 교체 투입하며 공격을 정비했다. 황희찬이 후반 26분 홍철의 크로스를 골지역 정면에서 헤딩슛 한 것이 골키퍼에게 막힌 장면이 아쉬웠다.

주장 손흥민은 상대 수비에 고전했다. 공을 잡을 때마다 이라크 선수 2~3명에게 에워싸였다. 그는 슛을 아끼고 미드필드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에 치중했다.

벤투 감독은 "무승부는 우리가 잘하지 못해 나온 결과"라면서 "볼 전환이 빠르지 않았고, 공간을 만들어주는 움직임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체력과 투지를 앞세워 한국의 공세를 막으면서 날카로운 역습을 시도했다. 후반 막판엔 A매치 35경기에서 17골을 터뜨린 21세 공격수 모하나드 알리를 내보내는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이라크는 1986 멕시코 월드컵(조별리그 탈락) 이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06 독일 월드컵 때 한국을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지난 7월 영입하면서 의욕적으로 최종 예선을 준비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 같은 강팀을 상대로 잘 싸웠다.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라며 무승부에 만족해했다.

B조에선 홈 팀 일본(FIFA 24위)이 오만(79위)에 0대1로 덜미를 잡혔다. 후반 43분 오만의 이삼 알 사비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2차 예선(F조)에서 8전 전승(46득점 2실점)으로 1위를 했던 일본엔 충격적인 패배였다. 기고자 : 성진혁 기자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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