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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품 되파는 아트테크 열풍에 갤러리서 '오픈런'

지난 1일 오전 9시 30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갤러리 앞에 20여 명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오전 11시에 개막하는 신진 작가 진영·심봉민·태우의 '내 마음속의 파라다이스' 전시회에서 그림을 사기 위해 미리 줄을 선 것이다. 갤러리 직원들은 종이에 펜으로 숫자를 적어 번호표를 나눠줬다. 갤러리 측은 "1인당 작가별 작품 1점씩만 구매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이날 세 작가의 작품 47점 대부분이 팔렸고, 진영 작가의 작품 12점은 이날 아침 번호표 1~12번을 받은 사람에게 차례로 돌아갔다. 갤러리 관계자는 "대기자에게 번호표까지 만들어 준 것은 처음"이라며 "한 작가의 작품이 전시 첫날 오전에 다 팔리는 것도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미술 업계에선 재판매를 목적으로 미술품을 구입하려는 이른바 '아트테크(예술+재테크)' 열풍이 이런 현상을 빚어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 명품관 앞에서나 보던 '오픈 런(대기하다 문 여는 순간 매장으로 달려가는 것)'이 이젠 갤러리 앞에서도 벌어지는 것이다.

이날 아트테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새벽에 기차 타고 지방에서 왔다" "번호표만 구경한 하루였다" "한 시간 기다리다가 씁쓸하게 집에 왔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1일 마감된 서울옥션 '제로베이스 스펙트럼' 온라인 경매에도 122개 작품에 600여 명이 몰렸다.

아트컨설턴트인 변지애 케이아티스츠 대표는 "최근 그림 자체가 아니라 작가의 인기, 시장 수요까지 고려해 재테크 목적으로 그림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며 "신진 작가의 경우 작품 가격대가 비교적 낮다 보니 젊은 층이 진입 장벽을 낮게 느낀다"고 했다.

기고자 : 강다은 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821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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