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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드리언 베슬리 지음｜최영열 옮김｜더난출판사｜352쪽｜1만5000원

그녀 이름은 잘 몰라도 "배드 보이"라며 속삭이듯 몽환적인 목소리는 한 번쯤 따라 흥얼거렸을 수 있다. 지난해 19세의 나이로 '그래미 최연소 본상 4관왕'을 거머쥐며 폭풍처럼 팝계를 휩쓴 빌리 아일리시. 스타일, 태도, 말투 등 그녀라는 존재 자체가 Z세대를 대변한다. 'BTS' 'EXO' '블랙핑크' 등 K팝을 세계에 알려온 영국 BBC 출신 논픽션 작가인 저자는 다양한 조사를 통해 정형화되지 않은 빌리를 차분하게 조명한다.

특히 전반부는 육아 참고서 삼을 만하다. 배우 출신 부모는 홈스쿨링으로 경쟁보다는 자율을 택했다. 빌리가 하고픈 대로 맡겼다. 빌리는 LA어린이 합창단에서 기초를 쌓았고, 무용수를 꿈꾸며 시대·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을 섭식(攝食)했다. 그녀가 오빠 피어니스와 작사·작곡하던 '방구석 녹음실'은 충만한 자유로 확장된 거대한 생각의 소우주였다. 4평 오두막에서 생을 마감한 현대 건축의 아버지 르코르뷔지에나, 차고(車庫)에서 우리 삶을 바꾼 실리콘밸리 거물들을 연상케 한다. 기고자 :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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