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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 위에서 가이드러너에게 청혼 받은 시각장애 육상선수

2020 도쿄패럴림픽에서 함께 뛴 두 사람이 평생을 함께하게 됐다. 2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육상 200ｍ 예선 4조에 출전한 케우라니두레이어 페레이라 세메두(32·카보베르데·왼쪽)는 33초04로 전체 15명 중 14위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그는 실망할 틈도 없이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준결선 진출에 실패하고 가쁜 숨을 몰아쉬는 그에게 가이드 러너인 마누엘 안토니오 바스다베이가(30·오른쪽)가 프러포즈를 했기 때문이다. 바스다베이가는 트랙에 무릎을 꿇고 세메두에게 "나와 결혼해 줄래?"라고 물었다. 잠시 놀란 세메두는 곧 환하게 웃으며 청혼을 수락했다.

육상 시각장애 등급에선 선수와 가이드 러너가 끈으로 손목을 묶은 상태에서 같이 뛴다. 가이드 러너로 11년간 지낸 바스다베이가는 지난 7월 세메두의 패럴림픽 출전이 확정되면서부터 프러포즈를 준비해 왔다. 동료들이 축복하는 가운데 둘은 서로를 안으며 이 순간을 만끽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생에서도 둘이 함께 달리기를!'이라는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기고자 : 장민석 기자 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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