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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고객 잡으려 굿즈 제작

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32)씨는 최근 집에서 항공사의 '퍼스트클래스(1등석) 담요'를 덮은 채 여가를 보내는 게 낙(樂)이 됐다. 포근한 재질의 이 담요는 190㎝ 길이로 몸을 온전히 덮는 크기다. 대한항공이 4만8000원의 가격에 지난달 23일 출시했다. 김씨는 "예전에 비행기에서 담요 덕분에 포근하게 잠든 적이 있다"며 "당분간 비행기 탈 일은 없을 텐데, 집에서라도 그때의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샀다"고 했다.

항공사가 1등석용 담요는 보통 따로 판매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탑승객들이 하나씩 몰래 집어가거나, 중고장터에서 암암리에 사고파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로 해외 여행이 제한되면서 비행기 타는 기분을 내고 싶어하는 승객들의 수요가 커지자, 항공사가 이례적으로 1등석 담요를 팔기 시작한 것이다. 담요뿐 아니라 1등석에서 제공하는 잠옷·슬리퍼·파우치(작은 가방) 세트도 8만9000원에 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행 간접 체험과 기내 경험을 원하는 수요가 많아서 마련한 제품인데 문의도 많고 물건도 잘 팔린다"고 했다.

일부 항공사는 유니폼을 입은 승무원이 직접 기내식(機內食)을 내주고, 목베개·인형 등 굿즈를 파는 '기내식 카페'까지 열고 있다. 현재 서울 강서구, 경기도 분당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제주항공 측은 "여행을 가지 못하는 손님들이 꾸준히 찾고있어 준비된 기내식이 소진되는 날이 많다"고 했다.

항공사들이 이처럼 '기내 경험·제품' 판매에 나서는 것은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만들기 위한 측면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품 판매가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손님들이 회사 홈페이지에 한 번 더 들어오게 하고 코로나 이후에도 비행기를 이용해주길 기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이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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