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美 "원전건설 중단은 중대범죄, 주민 위해 245억 내라"

    정지섭 기자

    발행일 : 2021.09.06 / 종합 A1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연방검찰, 원전업체에 보상 명령 "주민들이 값싼 전기 못 쓰게 돼"

    미국에서 원전 건설 중단으로 저소득층이 피해를 보게 되자 연방 검찰이 수사에 착수, 관련 업체가 주민들을 위해 보상금을 지불하게 됐다.

    지난 2017년 중단된 미 사우스캐롤라이나 원전 사업에 대해 수사 중인 연방 검찰은 시공사였던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 컴퍼니(이하 웨스팅하우스)가 지역사회에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지검의 M 레트 드하트 검사장 대행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웨스팅하우스가 원전 건립 무산으로 피해를 입게 된 저소득층 주민들을 위한 에너지 지원 프로그램에 총 2125만달러(약 245억8625만원)를 내기로 검찰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선 500만달러가 30일 이내에 선지급되고 나머지 금액은 내년 7월 1일까지 납부될 예정이다. 이 돈은 원전 건립 무산으로 저렴한 전기료 등의 혜택을 보지 못하게 된 저소득층 주민들을 위해 쓰이게 된다.

    검찰은 2017년 웨스팅하우스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원전 건설 사업이 중도에 무산되자 관련자들을 상대로 4년째 강도 높게 수사 중이다. 최우선 수혜자였던 서민들과 협력 업체들에 피해를 입히고, 에너지 수급계획에 차질을 빚게 한 것을 중대한 범죄로 판단한 것이다.

    드하트 검사장 대행은 이날 합의 사실을 발표하면서 "저소득층 주민들을 위한 2100만달러 이상의 합의금이 나오게 됐다는 것은, 원전 건립 무산의 최대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검찰의 노력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검찰은 "원전 건립 실패의 희생자들을 위해 정의를 실현하려는 노력은 지속된다"며 "웨스팅하우스 측이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방침을 알려왔다"고도 밝혔다.

    웨스팅하우스는 이 지역에서의 원전 사업 포기가 회사 재무 상황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주장하다가 검찰 수사를 계기로 합의금을 내기로 결정했다.

    웨스팅하우스는 2006년 일본 전자업체 도시바에 인수된 후 2008년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V.C. 서머 원자력발전소'의 2·3호기 시공자로 선정돼 2013년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강화된 원전 안전 기준으로 각 사업장에서 공사가 지연되고 시공 비용이 늘어나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V.C. 서머 원전 공사 역시 이런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19년 초로 예정됐던 준공 예정 시기가 차일피일 미뤄졌고, 총공사비도 당초 98억달러에서 110억달러로 껑충 뛰었다. 결국 웨스팅하우스는 실적 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2017년 3월 미 연방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했고, 넉 달 뒤 시행사 측이 V.C. 서머 2·3호기 건립 공사 중단을 발표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이듬해 1월 사모펀드인 브룩필드 비즈니스 파트너스에 매각됐다. 브룩필드는 경영진을 전원 물갈이하고 재무구조를 뜯어고치는 등 회사를 전면 개조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원전 중단 포기는 당시 사업자나 시공사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측면도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미 연방검찰뿐 아니라 연방수사국(FBI), 증권거래위원회(SEC),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검찰 및 사법 당국까지 합세해 4년째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수사 관련 서류만 300만 쪽 분량에 달한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V.C.서머 원전 건립 당시 결재 라인이었던 웨스팅하우스 전직 고위 임원 2명에 대한 형사 기소 절차에 들어갔다. 원전 건립 무산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협력 업체 등을 위한 보상 절차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그래픽] V.C. 서머 2·3호기
    기고자 : 정지섭 기자
    본문자수 : 1791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