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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쫓아간 청계천에서, 서울 근현대사를 읽다

서울시와 디지틀조선일보가 함께 기획한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가 올해 하반기부터는 랜선 답사로 다가온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시점까지 시민들이 온라인에서 답사를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시민들은 랜선 답사를 통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부터 풍물시장까지 청계천 일대의 서울 근현대사를 돌아보면서 초가을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K-패션의 원조 신평화시장

현재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K-패션의 시작점에는 70년대 신평화시장(新平和市場)이 있었다. 신평화시장은 1969년 12월에 개장한 의류전문 도소매상가다. 당시 일본·동남아·유럽·미주 등 전 세계에서 온 구매자들로 항상 북적이는 곳이었다.

청계천변을 따라 좌우로 길게 뻗은 신평화시장은 평화시장에서 옮겨온 100여 점포가 문을 열고 '성동상가'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이후 1978년 7월 '성동상가'에서 '신평화시장'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1999년 1월 신평화패션타운으로 개칭했다. 신평화시장은 오늘날 동대문시장 조성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상가군의 하나이자, 대한민국 의류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곳이다. 지속적인 관리와 보존이 필요한 이유다.

◇책 향기가 나는 청계천 헌책방거리

청계천 헌책방거리는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된 헌책방 밀집 지역이다. 1960년대 노점 형식으로 운영되던 헌책방들이 청계천 복개공사로 갈 곳이 없어지자, 평화시장 일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동대문 청계천 양옆으로 중고서점들이 다닥다닥 줄지어선 곳. 많은 종류의 서적들과 절판된 책들도 이곳에선 모두 보고 살 수 있다. 청계천 헌책방거리는 교과서부터 참고서, 영어 원서, 사전, 해외 패션잡지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사고팔러 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던 곳이다. 근현대 시민 생활의 모습이 남아있는 장소다.

1960~70년대에는 2000여 개에 달했던 책방이 이제는 30여 곳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책 향기가 나는 헌책방거리는 청계천을 따라 가을 산책을 즐기며 서울의 근현대사를 만나기에 좋은 공간이다.

◇1960년대 패션의 메카, 동대문패션타운

최근 유튜브 유명 콘텐츠에서 자주 등장하는 동대문패션타운은 20세기 서울을 대표하는 패션 시장으로 꼽힌다. 생산부터 판매까지 한곳에서 이뤄지는 패션 클러스터이자 의류 산업 발전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패션몰로 흔히 '두타'라고 불리는 두산타워와 밀리오레가 있다. 1998년을 기점으로 백화점 형식의 패션몰을 도입해 시민의 쇼핑 편의성을 개선했다. 두산타워는 자체적으로 신진 디자이너를 육성해 독자적 브랜드를 키우는 동대문 패션산업의 대표 상가이다. 밀리오레 역시 의류 전문 도·소매 시장으로 IMF 때 동대문 열풍을 몰고 온 패션의 메카다.

현재는 온라인시장의 중요한 공급자이자 주체로서, 다가오는 유커머스(U-Commerce)의 중심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유통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스마트시대에 맞는 다양한 역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서울 도시발전 기억을 간직한 청계천 고가도로 존치기념물

청계천 고가도로 존치기념물은 2006년 8월 청계천 고가도로를 철거할 때 남겨둔 교각 일부로, 현재 총 세 개의 교각이 남아 있다. 동대문구 용두동 일대 비우당교와 무학교 사이에 위치한다. 청계천 고가도로는 1960년대 이후 대한민국의 고속성장과 근대화를 상징하는 시설물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 자가용의 보급으로 차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등 교통 이용에 불편이 생겼다. 2000년대 들어서는 도로의 노후화 문제가 불거지면서 유통의 주축이었던 대형 차량의 진입이 제한됐다. 이에 청계천 복원사업과 연계한 청계천 고가도로 철거가 확정됐고, 2006년 철거가 완료됐다.

◇우리나라 만물시장의 대표, 서울풍물시장

서울풍물시장은 옛 풍물과 일상생활용품, 관광, 토속 상품, 민속 먹을거리 등을 저렴하고 편하게 먹고 즐길 수 있는 곳이다. 1950년대 전후로 형성된 종로구 황학동 도깨비 시장에서 시작됐다. 당시 오래된 풍물 물건이나 상품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어 우리나라의 만물시장을 대표했다.

황학동과 청계천변 노점 상태로 운영 중이던 황학동 벼룩시장은 2004년 초 동대문운동장 축구장으로 이주해 운영을 이어갔다. 2006년에는 동대문운동장 공원화사업이 발표되면서 관광산업과 연계한 우리나라 대표 풍물시장 개발을 위해 2007년 동대문구 신설동에 공사를 착수했다. 이때 노점 894점이 입주하면서 2008년 4월 서울풍물시장으로 새로운 모습을 갖췄다.

수백 년은 돼 보이는 각종 골동품과 희귀 레코드, 필름카메라, 축음기, 외국의 장식품 등 실생활에서 보기 어려운 물품들이 이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과거의 추억을 발견하고 옛날 생활 풍습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장터이다. 서울의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전통과 현대의 멋이 공존하는 독특한 개성을 가진 쇼핑 명소로서 의미를 갖는다.

◇9월부터 매주 새로운 주제로 랜선투어

한편 이번 투어는 9월 3주 차에 시작된다. 매주 새로운 주제로 랜선 투어가 진행될 예정이다. '청계천 따라 걸으며 느끼는 가을의 정취'에서부터 '서울의 야경과 함께하는 근현대사 투어' '가을 낙엽 속 인사동 발자취 따라 걷기' 등 다양한 주제를 안고 더 많은 시민 곁으로 찾아간다.

서울미래유산 프로젝트는 매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과 소통 중이다.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중에서 미래 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유·무형의 미래유산을 소개하고 시민과 함께 이를 보존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서울미래유산 SNS 공식 채널에서는 시민들의 손으로 직접 뽑는 이달의 미래유산 이벤트를 매월 실시한다. 또한 하반기에는 서울 시민들의 추억을 간직한 서울미래유산 역사 사진 공모전과 아름다운 미래유산을 담는 서울미래유산 사진 공모전 등도 진행된다.

사진 공모전 일정과 참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미래유산 공식 홈페이지와 서울시 대표 소통 포털 내 손안에 서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백운석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코로나로 인해 많은 국민이 힘든 상황이지만,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를 통해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문화적 건강도 함께 회복하면 좋겠다"며 "앞으로 진행되는 미래유산 사업에도 시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고자 : 신영경 조선에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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