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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직접 키우는 기업들

영국 전자업체 다이슨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은 2016년 "영국의 미래를 위해 엔지니어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한 뒤 2017년 정규 대학인 다이슨 인스티튜트를 설립했다. 영국 맘스버리 다이슨 캠퍼스 내에 위치한 이 대학은 학비가 무료인 것은 물론, 학생들에게 숙소와 임금까지 준다. 학생들은 일주일에 3일은 다이슨 연구소에서 각종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이론과 현장을 모두 배운 엔지니어가 된다.

다이슨대학의 사례처럼 외국 기업들은 인재 양성을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보고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프랑스의 코딩 교육기관 에콜42는 매년 1000명의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배출하지만 학비를 한 푼도 받지 않는다. 2013년 이동통신사 프리모바일의 자비에 니엘 회장이 "프랑스의 IT 수준을 세계 최고로 만들겠다"며 4800만유로(약 660억원)를 기부해 세워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덴마크 레고는 2017년 영국 케임브리지대에 '레고 석좌교수' 제도를 만들고 아동 발달과 놀이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최근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전자(가전), NHN(IT), 다쏘시스템코리아(3D 소프트웨어) 등은 올해 경남 주요 대학과 손잡고 지역 대학생들에게 현장 직무 교육을 제공하는 '공유대학' 과정을 만들었다.

기업들은 스마트공장 개발, 프로그래밍 같은 교육 과목을 직접 만들고, 각 기업 연구원들이 강의자로 나선다. 수업을 들은 학생들에게는 참여 기업 취업 기회도 주어진다. 볼보코리아, 신성델타테크 등 경남 지역에 공장을 둔 기업들도 공유대학 수강 학생들을 인턴으로 뽑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인재 수급이 어려운 지역에서 확산이 필요한 모델"이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개발자 양성 과정인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싸피)'도 한국에서 보기 드문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프트웨어 전공자뿐 아니라 인문계·예체능 등 비(非)전공자들도 참여할 수 있고, 실습 위주로 코딩을 가르쳐 취업준비생과 개발자를 원하는 기업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 지난달까지 2087명이 아카데미를 거쳐 1579명(취업률 76%)이 삼성전자·LG CNS·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IT 기업과 은행권에 취업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의 인재 부족과 취업준비생들의 구직난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들로 확산되면 좋을 만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박건형 기자 조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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