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과반승리 李측 '부자 몸조심' 전략
＂패배 진영 자극말라＂ 당부하며 ＂SNS 좋아요 이제 그만 눌러라＂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강원도 공약을 발표하면서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갔다. 앞서 첫 순회 경선지인 충청권에서 과반(過半) 승리한 이 지사 측은 곧바로 이어지는 대구·경북, 강원 경선에서 조기에 승패를 결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지사 측은 열성 지지자들에게 "패배한 상대 진영은 자극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이 지사가 경선에서 변수를 최소화하는 '부자 몸조심' 단계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이 지사는 이날 강원 원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8년 이후 닫혀버린 금강산 관광 문을 최대한 빨리 다시 열겠다"고 했다. 민주당 지역 순회 경선 일정에 맞춰 전날 대구에 이어 강원에서도 지역 공약 발표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 대구·경북 경선은 오는 11일, 강원 경선은 12일에 연달아 열린다.

친문(親文) 권리당원의 압도적 지지로 충청권에서 승리한 이 지사는 이날 문재인 정부와 정책을 차별화하는 사안과 관련된 질문에 "정책에서 일부러 차별화할 생각도 없고, 굳이 그렇게 차별화해야 될 것도 발견하기 어렵다"고 했다. "같은 민주당 뿌리에서 나온 것이고, 철학과 가치를 같이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같을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이는 민주당 주류(主流)인 친문 지지층을 끌어안으면서 향후 안정적으로 경선을 끌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이 지사가 차츰 본선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전날 충청권에서 압승한 직후 이재명 캠프는 "용광로 선거대책위원회로 뭉쳐야 한다" "품 넓은 후보가 되어 민주 정부 4기를 열겠다"고 했다.

동시에 열성 지지층에겐 "상대 진영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 핵심 관계자는 "열성 지지자들에게 댓글 여론과 관련한 조직적 활동은 자제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SNS 공간에서) '좋아요'도 누르지 말라고 한다"고 했다.

이는 경선 과정에서 각 진영 지지자들의 감정 골이 깊어질 경우, 본선에서 이탈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지난달 27~28일 실시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 41.7%는 '지금 지지하는 대선 주자가 민주당 후보가 되지 못하면 다른 정당 후보를 찍거나 아무도 지지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충청권 패배로 낙심한 일부 지지자는 친여(親與)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내년 대선 때 집에 있겠다" "윤석열 차기 대통령 축하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이탈 조짐에 이 지사 측 인사들은 일제히 '원 팀 정신'을 강조했다. 이재명 캠프 선대위원장인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네거티브가 서로 상처를 주고 단결하지 못하게 해 본선 경쟁력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고 지지자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저희는 과반 득표로 (경선 과정의) 상처를 최소화하는 일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번 순회 경선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해서 별도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캠프는 오는 12일 공개하는 1차 수퍼위크(선거인단 투표)를 승부처로 인식하고 있다. 캠프 총괄본부장인 조정식 의원은 "전체 흐름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승부처"라면서 "1차 수퍼위크에서 과반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했다.

[그래픽] 민주당 남은 경선 일정 기고자 : 김형원 기자
본문자수 : 1683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