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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자는 모임제한 완화 '백신 인센티브' 적용 첫날

6일부터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를 4주 연장하는 대신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일부 방역 조치를 완화했다. 수도권은 그동안 오후 6시 이후 2명으로 사적 모임을 제한했지만 이날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4명을 포함하면 6인까지 모임이 가능하다. 하지만 백신 접종 인센티브 시행 첫날인 이날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 제한 때문에 큰 실효성이 없다" "손님들의 백신 접종 여부를 일일이 확인해야 돼 부담이 늘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백신 접종 확인 책임 떠넘겨"

이날 오후 7시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깃집. 일행이 4명인 2개 팀과 2명 단위 6개 팀이 있었다. 사장 박모(39)씨는 "인원 제한이 풀린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6명이 함께 온 팀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이 오면 주방에 있다가 가게 입구로 나와 손님들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했다. 다른 직원들이 모두 고기를 자르거나, 음료를 서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곳곳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은 "백신 인센티브가 매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 여부 확인까지 자영업자가 책임지게 됐다"고 말했다. 백신 인센티브로 사적 모임 제한에서 예외가 되려면 QR코드와 질병청 앱을 통해 접종 완료 여부를 등록하거나 질병청이 발행하는 접종 완료 증명서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서울 중구에서 18평 규모 호프집을 운영하는 현모(29)씨는 "코로나로 매출이 떨어져 직원을 줄였는데 바쁜 시간대에 일일이 백신 접종 여부까지 확인하기가 힘들다"며 "공무원도 아닌 자영업자에게 방역 의무를 지게 하는 건 부당하다"고 했다. 다중이용시설에서 방역 수칙을 위반하면 업주는 최대 300만원, 이용자는 최대 10만원 과태료를 내야 한다. 경기 오산에서 55평 규모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37)씨도 "매출 감소로 직원을 15명에서 2명으로 줄인 상황"이라며 "방역 수칙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으면 우리 같은 자영업자에게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처음엔 현장에서 혼선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현장에서 확인 과정이 소홀해지면 헷갈리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곧 (확인 과정이) 보편화하고 익숙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영업 제한 철폐만이 살길"

자영업자들의 불만은 이게 끝이 아니다. 호프집 사장 이모(35)씨는 "인원 제한을 완화하면서 손님이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호프집은 밤 장사인데 밤 12시까지는 장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했다. 식당·카페에만 백신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관악구에서 9년째 노래방을 운영하는 이모(46)씨는 "식당·카페는 먹을 때 마스크를 벗는데, 마스크를 쓰는 노래방은 왜 이번에도 6시 이후 2명으로 인원을 제한하느냐"며 "언제까지 특정 업종에만 희생을 강요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인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자영업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는 거리 두기를 다시 또 연장하는 건 사망 선고나 다름없다"며 "자영업자만 죽이고 희생시키는 것이 방역 정책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4인·6인이라는 말장난 같은 생색내기는 의미가 없다"며 "당장 영업시간 제한을 철폐해달라"고 했다. 비대위는 지난 3일 입장문을 통해 "자영업 시설을 통한 감염 사례가 20%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권고가 아니라 규제로 자영업자를 방패막이로 사용해왔다"고 주장했다. 기고자 : 최원국 기자 이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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