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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 한복판 100% 무인편의점… 들고 나가면 AI가 알아서 계산

지난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 '이마트24' 편의점.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지하철 개찰구처럼 생긴 차단기가 눈에 들어왔다. 44㎡(13.2평) 규모 매장 안에는 일반 편의점처럼 삼각김밥부터 음료·과자 등 700여 종 상품이 빼곡히 진열돼 있었다.

하지만 매장 어디에도 계산대와 계산원은 보이지 않았다. 상품을 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한국판 '아마존고' 매장이기 때문이다. 이마트24는 신세계아이앤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손잡고 '완전 스마트 매장'을 8일 코엑스몰 한복판에 연다.

◇물건 집고 나오면 끝, 손님 응대는 AI가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키오스크(무인 단말기) 두 대가 놓여 있었다. 이 키오스크에 신용카드를 인식시키니 카카오톡으로 QR 코드가 날아왔다. 일종의 입장권 같은 것으로, 한 번 받은 QR 코드는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QR 코드를 차단기에 찍고 들어간 후, 매장 안을 둘러보며 물건을 골랐다. 투 플러스 원(2+1) 행사를 하는 캔디 3개와 삼각김밥 참치마요맛, 하루 견과를 들고 나왔다. 차단기를 통과하자 곧바로 휴대폰으로 영수증이 날아왔다. '하루 견과 1000원, 참치마요 1200원… 합계 7200원'.

기본적인 손님 응대는 매장 안 스크린에 등장하는 인공지능(AI) 점원이 했다. "스파로스, 에이스 과자 어딨어?"라고 물어보니, 매장 벽면에 설치된 스크린 위에 위치 지도를 띄웠다. 물건을 다른 진열대에 놔두고 이동하자 "상품을 제자리에 놓아달라"고 안내했다.

◇스마트 선반으로 구입 물품 분석

이 편의점 매장 천장에는 인공지능(AI) 카메라 21대와 라이다(레이저를 쏴 물체를 3D로 측정하는 센서) 6대가 설치돼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의 위치와 상품 이미지 등을 수집한다. 무게·압력을 감지하는 스마트 선반은 고객이 어떤 상품을 집는 순간, 어떤 물건을 몇 개 집었는지 파악한다. 제품의 무게·압력 정보가 미리 입력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정보를 모두 종합하면 어떤 고객이 어떤 상품을 골랐는지 알 수 있다. 상품을 주머니에 숨기거나, 출입구 밖에 있는 사람에게 물건을 던져 넘겨도 모두 계산되는 것이다.

하지만 완벽한 무인 가게는 아니다. 떨어진 상품은 직원이 와서 채워 넣어야 한다. 환불도 직원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담배와 주류 등 성인 인증이 필요한 상품도 팔지 않는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무인 주류 판매 규제가 일부 풀린 만큼 법적·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진 않지만 당분간은 매장 운영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1년 만에 1000개 훌쩍, 빨라진 무인화

국내 편의점 업계는 점포 무인화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상승과 기술 발달이 맞물리며 편의점 주요 4사의 무인·하이브리드 매장(밤에만 무인 영업)은 지난달 기준 1616곳으로 급증했다. 작년(537곳)보다 1000곳 이상 늘었다.

현재 대부분 무인 점포는 손님이 스스로 바코드를 찍어 계산하는 '셀프 계산대' 방식이다. 자동 결제 방식의 스마트 매장은 아직 테스트 단계로 회사마다 1~2개 정도만 운영되고 있다. 자동 결제는 초기 구축 비용이 더 많이 들지만 도난 사고를 줄일 수 있고 손님 입장에서도 좀 더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최근 무인 매장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던 주류 판매가 일부 허용되면서 무인 점포 확대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아르바이트생 숫자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기준 편의점 점포당 평균 고용 인원은 7.5명(직영점 기준)이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부담을 느낀 편의점들이 이미 심야 영업을 줄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완전 무인화도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편의점 주요 4사의 무인·하이브리드 점포 수 / 글로벌 무인 편의점 시장 규모 기고자 : 성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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