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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학에선 전공 간 벽을 허무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기존 학제(學制)로는 다루기 힘든 새로운 사회 문제와 학문 분야가 생겨나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특히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들이 신입생에게 정해진 학과 없이 입학하도록 하는 '무(無)학과' 제도를 운영하며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일반 대학보다 학제·정원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1986년부터 모든 신입생이 무학과로 입학해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도록 했다. 지난해에는 '융합인재학부'를 신설했다. 학생들이 개인별 교과 과정을 짜고, 이에 따라 모든 학과 수업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2014년부터 무학과 단일학부를 운영하고 있다. 모든 신입생이 '기초학부' 소속으로 입학, 전공 없이 기초과학·기초공학·인문사회 분야 기본 교육을 받은 다음, 물리·화학·생명과학 등 8개 세부 트랙 중 하나를 선택하는 제도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도 무학과 입학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이라 일반 대학과 달리 학제와 전공별 정원 조정 등이 자유롭다. 고등교육법 적용을 받는 일반 대학들은 학제를 개편하거나 학과별 정원을 조정할 때 학과별 교원 확보율을 유지해야 하는 등 한계가 있다. 반면 각 과학기술원법을 별도로 적용받는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들은 과학·기술 발전 상황을 고려해 학과와 전공, 교과목을 정할 수 있고, 과학기술자 수요 전망에 따라 정원도 비교적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일반 대학들도 차츰 이런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서울대는 자유전공학부만 신청할 수 있었던 '학생설계전공'을 내년부터 전교생 대상으로 확대한다. 학생이 스스로 기존 전공 과목들을 조합해 새로운 과정을 만드는 것이다. 서울대는 여러 학과가 공동 참여해 독립된 전공을 신설하는 '연합전공' 제도를 2002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성균관대도 2015년 '자기설계융합전공'을 신설, 학생들이 스스로 전공명과 커리큘럼을 만들어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고자 : 김영준 기자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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