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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지난 6월 민주당 투기의혹 의원 명단엔 없었는데…

더불어민주당 김경협(3선·경기 부천갑)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내 개발 예정지의 땅을 매입하면서 관할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넘겨졌다. 김 의원은 지난 6월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 발표 당시에는 민주당 의원 12명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의 별도 수사로 김 의원의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민주당은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는 8일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김 의원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해 6월 자신의 지역구인 부천시 내 토지거래허가구역의 토지를 매입하면서 관할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의원은 당시 노동부 장관 출신 전직 의원에게서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부천시 밭 668㎡를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방법으로 사들였다. 이 토지는 2019년 12월 공공 택지 사업 지구로 지정돼 보상을 앞두고 있다. 투기 가능성이 높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고, 부동산 거래를 위해선 관할 지자체에 신고해 허가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허가를 받지 않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경기남부경찰청은 수사에 착수해 지난 7일 김 의원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저는 토지 소유자가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그는 "토지 거래 신청을 하려 했으나 농업인 자격을 갖추지 못해 허가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어 매매가 성사되지 않았다"며 "계약금을 돌려받으려 했는데, 매도인이 당장 돌려줄 수 없다고 해 담보를 설정한 근저당권자에 불과하다"고 했다. 매매 계약을 한 것은 맞지만 토지를 소유한 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김 의원 징계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실제 기소가 되면 당헌·당규에 따른 징계 조치를 할 계획"이라며 "당헌·당규에 검찰에서 기소하면 당직을 바로 정지시키고, 윤리심판원에 회부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은 국민권익위원회에 부동산 전수 조사를 의뢰해 혐의가 나온 의원 12명에 대해서는 지난 6월 '탈당 권고' 조치를 했다.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별다른 소명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탈당을 권유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탈당 권유를 받은 의원 여럿이 최근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가 났는데, 김 의원은 경찰에서 기소 의견을 낼 정도면 탈당 권유 이상의 징계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며 "당시엔 탈당 권고 조치를 하고 이번엔 지켜보겠다고 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했다.

당내에선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부친 땅 의혹과 관련해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마당에 민주당 부동산 투기 의혹 의원들에 대한 처분이 너무 관대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권익위 조사 결과 투기 의혹을 받은 의원들이 3개월째 당적을 유지하고 있고, 여기다 김 의원까지 추가 의혹이 밝혀지면서 자칫 내년 대선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윤희숙 의원의 사퇴를 쇼라고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당내서 계속 부동산 투기 의혹이 나오니 국민들을 볼 면목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부동산 내로남불 프레임을 끊어내야 한다"고 했다. 기고자 :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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