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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말 기강 단속 나선 듯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최근 청와대 출신 산업부 차관이 대선 주자들에게 줄 공약을 준비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것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에 대해 경고를 준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대선을 6개월 앞둔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차기 정권에 눈을 돌리자 '군기'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침 참모 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차후 유사한 일이 재발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고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다른 부처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는지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최근 일부 직원에게 '대선 캠프가 완성된 후 우리 의견을 내면 늦는다. 공약으로서 괜찮은 느낌이 드는 어젠다를 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 지난달 31일 회의에서 박 차관은 "정치인들이 쓰는 기법처럼 국민·지역·중소기업 등 수요자 입장을 고려해 목표 지향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경선이 한창인 대선 후보 진영에 현 정부 의견을 주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차관은 "국민 눈높이에 맞추라는 것이지 대선을 의식한 발언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차기 정권에 '줄 대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경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른 부처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사안인 데다 대선 캠프들도 혼란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선을 그은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박 차관 경질을 촉구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이런 공무원들의 부끄러운 모습이 누구를 닮은 것인지, 대통령께서 스스로 돌아보라"며 "공무원들 입장에서야, 이번 정권에 줄 서야 살아남는다는 걸 배웠으니 다음 정권에 줄 대고자 몸부림치는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불통 대통령이 이런 일은 왜 이렇게 빨리 반응하는지 그게 더 의아하다"며 "청와대 핵심 요직을 거쳐 성공 가도를 달리는 그가 청와대와 아무런 교감 없이 그런 간 큰 지시를 했을까"라고 했다. 기고자 :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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