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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주거의 평온 침해안됐다＂

아내가 남편 몰래 불륜남을 집으로 들여도 불륜남을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처벌할 수 있다'고 본 기존 대법원 판례가 37년 만에 변경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9일 주거침입죄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7~8월 내연 관계인 유부녀 집에 3차례 들어갔다가 이 사실을 뒤늦게 안 남편으로부터 고소당했다. 기소된 A씨는 재판에서 "주거침입죄는 '주거의 평온'을 침해해야 성립하는데 내연녀가 문을 열어줬으니, 집 안의 평온을 해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1심은 A씨를 유죄로 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남편은 그 자리에 없었지만 불륜남을 집 안으로 들이는 걸 반대했을 가능성이 크고, 이는 주거의 평온을 깼다는 것이다. 반면 2심은 "A씨는 내연녀의 승낙을 받고 (집에) 평온하게 들어간 것이므로 주거를 침입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대법원은 "외부인이 주거지 내 거주자의 승낙을 받아 공동 주거에 들어간 경우, 그것이 부재중인 다른 거주자의 '추정적 의사'에 반하더라도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2심을 확정했다. 원래 대법원은 지난 1984년 아내의 내연남이 남편 몰래 집에 들어간 비슷한 사건을 유죄로 판단했는데 37년 만에 판례 변경을 한 것이다. 기고자 :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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