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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성 인정땐 공수처 타격, 법조계 ＂공수처가 논란 자초＂

공수처가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으로 지난 10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 압수수색 절차와 대상을 둘러싼 '위법(違法)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웅 의원실 압수수색은 국민의힘 측의 강한 반발로 중단된 상태다. 김 의원은 11일 '위법한 압수수색을 취소해 달라'는 준항고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이것이 받아들여지면 공수처 수사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0시 20분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 13명이 국회 의원회관의 김웅 의원 사무실에 들이닥쳤다. 이들은 "휴대전화를 제자리에 놓고 컴퓨터에서 손 떼고 나오라"고 한 뒤 "관리자가 누구냐"고 했다. 당시 김 의원은 자택에서 공수처 압수수색을 받고 있었다. 공수처 검사는 보좌관에게 영장을 잠깐 보여 준 뒤 김 의원과 보좌관 PC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첫째 논란은 형사소송법 118조에는 '압수·수색영장은 처분을 받는 자에게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고 돼 있는데, 보좌관에게만 영장을 보여 주고 압수수색을 개시한 게 문제가 없느냐는 것이다.

공수처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의원 자택 앞에서 압수수색 범위에 의원회관 사무실까지 포함된 영장을 제시했고 보좌진으로부터 '의원님이 협조하라고 했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김 의원 보좌관은 "의원에게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법조인들은 "공수처가 주장한 대로 영장이 집행됐다고 해도 문제 소지는 있다"며 "김 의원 또는 그 법률 대리인이 사무실에 오기를 기다렸다가 영장을 집행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채널A 사건의 경우, 검찰이 이동재 전 기자의 휴대폰 등을 본인 동의 없이 채널A 간부로부터 넘겨받았는데 서울중앙지법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공수처가 김 의원뿐 아니라 보좌관 PC를 뒤진 것도 논란이다. 공수처는 "압수수색 영장에는 김 의원이 사용 또는 관리 중인 PC가 압수수색 대상으로 기재돼 있고, 김 의원이 보좌관 PC를 사용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의 한 간부는 "국회의원이 보좌관 PC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라며 "그 논리라면 공수처장 PC에 대한 영장으로 공수처 검사 PC도 압수수색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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