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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게이트＂ 반격, 유승민·원희룡도 공조

국민의힘은 12일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씨가 첫 언론 보도 얼마 전 박지원 국정원장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자 "박지원 대선 개입 게이트"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요구했다. 윤 전 총장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 유승민 전 의원 등 경쟁 후보들도 여권 공격에 힘을 보탰다.

국민의힘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은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박 원장과 조씨는 정치 관여를 금지한 국정원법 위반의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박 원장은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막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짓밟았고, 중차대한 정보기관을 이끌 자격도 상실했다"면서 "문 대통령이 신속히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즉각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언론 보도 이전에 왜 국정원장을 만났는지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며 "박 원장이 명쾌하게 해명하지 않는다면 매우 구린 구석이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조씨와 박 원장 만남을 "국정 농단이자 국기 문란 행위"라고 규정하고 13일 박 원장을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국정원장이라는 직분을 고려할 때 평소 아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잘 이해가 안 된다"며 "제가 보기에는 좀 정상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캠프 상황실장인 장제원 의원은 "이번 사건은 박 원장이 야당의 유력 주자를 제거하기 위해 대선에 개입한 '박지원 게이트'"라며 "조씨는 박 원장의 사실상 정치적 수양딸이고 그런 두 사람이 이 시점에 만나 무엇을 논의했는지는 삼척동자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 의원은 "공수처는 즉각 수사에 나서 박 원장과 조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문자와 통화 기록을 확인하고, 호텔 CCTV나 QR 기록을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 경선 후보는 윤 전 총장과 공조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 식당에서 윤 전 총장과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가 야당 후보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것은 민주주의를 위협에 빠트리는 폭거이자 유권자인 국민을 모독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루킹과 울산시장 선거 개입 등 현 정권과 관계한 사건들은 그렇게 미온적으로 지연시키더니 친여 시민단체가 고발하자 기다렸다는 듯 공수처가 팔을 걷어붙이고 수사에 나서는 건 정치적 중립을 넘어선 정치 공작 가담행위"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공수처는 박지원 국정원장을 즉각 수사하라"고 했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문 대통령은 박지원 원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홍준표 의원은 "후보 개인 문제에 당이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후보 개인이야 훌쩍 떠나버리면 그만이지만 당은 중차대한 대선을 치러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홍 의원은 또 다른 소셜미디어 글에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개인 문제인 고발 사주 사건을 당까지 물고 들어감으로써 당이 앞으로 큰 피해를 보게 생겼다"며 "당을 생각한다면 스스로 헤쳐나가라. 그게 사나이 대장부"라고 했다.

당내에선 "홍 의원이 자칫 이번 사건으로 인해 윤 전 총장 중심으로 당 지지자들이 결집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당 차원 대응에 선을 그으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타며 윤 전 총장 추격의 고삐를 죄는 홍 의원이 상대적으로 자신을 더 지지하는 여권 지지층을 의식해 윤 전 총장과 당을 분리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홍 의원 측 관계자는 "당이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우려"라고 했다. 기고자 : 주형식 기자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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