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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뿐 아니라 생선까지 대체… 채식열풍 속 '비건 테크' 급부상

미국 스타트업 와일드타입은 지난 7월 포틀랜드의 레스토랑에서 연어 요리 시식회를 열었다. 포케에서 세비체, 스시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어 요리가 등장했다. 이 행사가 일반 시식회와 다른 점은 요리에 사용한 모든 연어가 실험실에서 자랐다는 것이다. 와일드타입은 연어에서 세포를 추출한 다음 배양기에서 키워 연어를 만들어낸다.

동물 복지와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비거니즘(veganism·채식주의) 열풍이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동물 대체재를 만드는 '비건 테크'가 급부상하고 있다. 육류뿐 아니라 생선을 대체하는 기술이 등장했고, 패션 업체들도 파인애플·옥수수·선인장 같은 식물성 재료로 가방과 신발을 만들어 낸다.

스타트업 블루날루는 부시리의 근육 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해 배양액에 넣고 키운 뒤 3D 프린터를 이용해 생선살을 찍어낸다. 싱가포르의 시옥미트는 배양 새우살을, 미국 핀리스푸드는 참치를 세포에서 배양한다. 식물성 재료로 생선 맛을 구현하는 기술도 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 굿캐치는 병아리콩 가루와 렌틸콩 단백질 등 식물성 재료 6가지를 조합해 참치 맛을 구현했다. 프랑스 오돈텔라는 바다에서 채취한 미세 조류를 이용해 훈제 연어 맛을 재현한다.

패션에서도 동물이 사라지고 있다. 모피와 가죽, 울을 대체하는 소재가 등장하고 있다. 섬유질이 풍부하면서도 질긴 특성을 가진 선인장, 파인애플 잎, 포도 찌꺼기, 대나무 등이 사용된다. 명품 업체들도 비거니즘 시장에 뛰어들었다. 프랑스 에르메스는 미국 친환경 스타트업 마이코웍스와 버섯 뿌리에서 얻은 가죽 '실바니아'를 소재로 가방을 제작한다.

영국 매체 와이어드는 11일 "지속 가능한 기술이 등장하면서 동물을 키우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나 과도한 방목으로 인한 산림 훼손 등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고자 : 박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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