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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칼리버' '지킬 앤 하이드' 등 10여편 만든 작곡가 와일드혼

뮤지컬 공연장에서는 1년 내내 이 작곡가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올해만 해도 '몬테크리스토' '드라큘라' '엑스칼리버'에 이어 10월에는 대표작 '지킬 앤 하이드'가 개막한다. 프랭크 와일드혼(62)은 "나도 상상하지 못한 놀라운 성공"이라며 "내 음악의 어떤 부분이 한국 관객과 더 큰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뮤지컬에서 음악은 이야기를 굴러가게 하는 바퀴와 같다. 그가 곡을 쓴 흥행작은 '웃는 남자' '시라노' '더 라스트 키스'까지 10편이 넘는다. 뮤지컬 '엑스칼리버'(11월 7일까지 블루스퀘어) 개막 후 이뤄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와일드혼은 "코로나 사태로 모두가 어려운 때에 공연과 음악이 일상의 탈출구가 될 수 있다"며 "'엑스칼리버'의 주인공 아더는 요즘처럼 불안정하고 어두운 세계에서 등불이 된 인물"이라고 했다.

―당신의 음악은 부피감이 크다. 혹시 레시피(요리법)가 있나?

"음악에는 낭만적이고 본능적인 뭔가가 있다. 레시피? 작곡은 감성적인 작업이고 나는 사실 내가 사랑받는 이유를 분석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다만 관객의 자리에서 바라보고 들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어울리는 멜로디를 듣고 싶다는 일념으로 길을 찾는다."

―'엑스칼리버'는 2019년 초연 이후 두 번째 무대인데 달라진 것이라면.

"음악적으로 가장 큰 변화는 공연이 시작하는 대목이다. 밤의 분위기를 강하게 설정하면서 아더의 캐릭터를 더 또렷하게 들려준다. 또 '결코 질 수 없는 싸움'이라는 곡으로 1막 마지막 장면을 재구성했다."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은 남자 뮤지컬 배우들이 오디션 곡으로 가장 많이 연습하는 노래다. 이 곡이 담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와 비교하면 '엑스칼리버'는 스타일과 정서가 어떻게 다른가.

"'지킬 앤 하이드'는 1980년대 후반에 내가 작곡한 첫 번째 뮤지컬이다. '엑스칼리버'와의 사이에 약 30편이 놓여 있는 셈인데, 나는 학생이 발전하듯이 조금씩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지킬 앤 하이드'가 빅토리아 시대 런던이 배경인 팝 고딕 오페라라면, '엑스칼리버'는 중세를 무대로 펼쳐지는 심포닉 팝으로 영화 음악에 더 가깝다."

―'드라큘라'를 젊게 만들어준 배우 김준수가 이번 작품에도 출연한다.

"준수는 내 한국 동생과 같다. 내 아내 요카 와오(일본 다카라즈카의 유명한 배우로 '다카코'라는 닉네임으로 불린다)와도 일본어로 의사소통을 한다. 무대에서 그는 진심과 열정을 느끼게 해준다. 함께 100편쯤 작업하고 싶은 배우다."

―한때는 미식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고등학교 때 미식축구 선수였고 1970년대엔 플로리다에서 해안경비요원으로 활동했다. 솔직히 말하면 뮤지션이 된 것도 여자 친구를 사귀는 좋은 방법이었다. 하하. 직업은 작곡가지만 지금도 댈러스 카우보이팀에서 뛰는 게 꿈이다!"

뮤지컬 작곡가에게는 노래에 날개를 달아줄 사람이 필요하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한국 배우를 몇 명 거명해달라고 하자 와일드혼은 "세계적으로 공연되는 내 작품이 40편인데, 빈말이 아니고 한국 배우들이 으뜸"이라면서도 이렇게 답을 회피했다. "이름을 나열하기 시작하면 누군가 빠질 텐데 그 후폭풍(?)을 어찌 감당하겠느냐"면서. 기고자 :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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