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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이 승인한 '미래 교육과 4·16' 부적절한 내용 많아

경기도교육청이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음모론 등을 담고 있는 '미래 교육과 4·16'이라는 교과서를 교육감 인정(認定) 교과서로 지난달 승인했다. 세월호 침몰과 관련된 교과서가 발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부터 경기도 일대 중·고교에 배포돼 실제 수업 시간에 쓰일 전망이다. 이 교과서는 경기도 지역 현직 교사들과 세월호 활동가들이 쓰고,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협의회가 감수를 맡았다. 세월호 고의 침몰설 등 세월호 참사 관련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담고 있는 데다 당시 정권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도 포함돼 있다.

교과서는 발행 체제에 따라 국정(國定), 검정(檢定), 인정 세 종류로 나뉜다. 국정은 정부가 맡아서 하며, 검정은 출판사가 만든 교과서를 교육부 장관 심사를 거쳐 각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채택한다. 인정은 시도교육감 승인을 받아 특정 지역에서만 배포된다. '미래교육과 4·16' 인정 교과서는 2020년 11월 경기도교육청 인정도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8월 최종 승인을 받았다. 올 하반기 경기도 일대 중·고교에서 교과서를 주문하면 내년 3월 새 학기부터 사용된다. 초등용은 학교에 배포되지 않고 시중 서점에서 판매된다.

13일 본지가 '미래교육과 4·16' 교과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그동안 좌파 단체 등이 제기해 온 세월호 관련 주장과 루머를 일방적으로 옮겨 실은 부분이 상당했다. 세월호 침몰 원인을 둘러싼 음모론이 대표적이다. 중학생용 세월호 교과서는 "세월호 침몰의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무리한 과적 등) 이것이 침몰의 결정적인 원인이 될 수 없다는 반박과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여기저기서 제시되었다"고 썼다. 초등용 교과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의혹들을 더 찾아보고, 어떤 내용이 더 조사되고 밝혀져야 할지 생각해보자"고 했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부터 외부 충격설, 고의 침몰설, 국가정보원 개입설까지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부터 검찰 특별수사단, 특검 수사까지 9차례 조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들 대부분이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침몰 원인은 무리한 선체 구조 변경, 화물 과적 등이 복합 작용한 것이라는 게 과학적인 결론이다.

고교용 교과서는 '그날 국가는 무엇을 했는가'라는 단원을 통해 "국가 구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국민들이 무고하게 희생됐다" 등 사고 책임이 당시 정부에만 있는 것처럼 썼다.

중·고교 교과서는 세월호 사고를 '이윤만을 추구하는 보수 정권' '기업의 탐욕이 빚어낸 비극'이라고 쓰고 독일 정부의 '홀로코스트 추모일' 제정에 빗대 '세월호 참사를 반드시 기록해야 한다'고도 썼다. 집필진은 "이 교과서는 생명 존중, 정의, 자유, 평화, 평등, 인권과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하는 사람, 타인과 사회의 아픔에 공감하고 소통하는 사람을 추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편향된 정보가 있어 몇 차례 수정·삭제 조치를 내렸다"면서도 "인정 교과서 취지에 맞춰 집필진 뜻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심사했다"고 말했다. 기고자 : 박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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