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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제한적 핵사찰'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1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난 5월 23일 이란이 임시 핵사찰 종료를 선언한 지 석 달 보름여 만이다.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장과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테헤란에서 회담한 뒤 낸 공동성명에서 제한적 수준의 핵사찰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로 이란 내 핵시설에 대한 감시 영상 녹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이 영상 자료를 곧바로 IAEA에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수집된 영상 자료는 이란 원자력청과 IAEA가 합의한 이란 내 장소에서 보관되는데, 향후 핵 협상에서 진전이 있을 경우 영상 자료가 IAEA에 제공된다는 '조건'이 달렸다. 이 때문에 이란이 '시간 끌기' 전략을 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지난 2월 이란은 핵합의(JCPOA· 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담 당사국들 중 영국·프랑스·독일 등 서방 국가들이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며 IAEA 사찰을 거부하겠다고 했다. 이에 IAEA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2월 테헤란을 방문해 3개월간 임시 핵사찰을 유지하기로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지난 5월 기한이 만료된 뒤로 사찰은 중단됐다.

이번 합의가 JCPOA 협상 재개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JCPOA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파기했으나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복원 협상이 진행됐다. 하지만 지난 4월 시작된 JCPOA 협상은 강경 보수파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당선 이후인 지난 6월부터 잠정 중단된 상태다. 기고자 :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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