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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탕웨이싱에 극적 재역전승
1승 보태면 두번째 세계 제패

우승까지 앞으로 1승. 신진서(21)가 먼저 첫발을 뗐다. 13일 시작된 제13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 첫판서 신진서 9단이 중국 탕웨이싱(28) 9단을 271수 만에 백 불계로 눌러 선승했다. 이 대국은 서울 한국기원과 베이징 중국기원을 잇는 온라인 방식으로 거행됐다.

천신만고 끝에 건져올린 선제점이었다. 21개월 연속 한국 1위의 5관왕과 무관(無冠) 중국 랭킹 25위 기사의 대결은 뜻밖에도 쉽게 끝나지 않았다. 초반 열세로 출발한 탕웨이싱은 일찌감치(123수) 초읽기에 몰리면서도 기어이 미세한 형세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세 차례나 세계 정상에 올랐던 '괴력'의 재현이었다.

흑의 승리가 예견되던 마지막 순간, 이번엔 신진서가 '기적'을 연출했다. 중원 전투 과정에서 흑 2점을 포획하며 양쪽 흑 대마를 양단, 재역전의 실마리를 잡은 것. 흑은 1선 젖혀잇는 끝내기로 버텼으나 다시 흑 1점이 잡혔고, 이후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대국 후 신진서는 "초반 좋다고 봤는데 미세하게 추격당했다. 끝내기에 들어간 뒤 좌상귀에 1선 묘수를 당했을 때는 어려워졌다고 생각했다. 이후 상대의 중앙 실수 덕에 이길 수 있었다.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가 회복돼 가고 있다. 흔들리지 않고 남은 판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탕웨이싱은 "미세한 부분에서 차이가 벌어졌고 실수가 나왔다. 2국에선 꼭 설욕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승리로 신진서는 1승만 보태면 지난해 2월 제24회 LG배 조선일보기왕전에 이어 생애 두 번째 세계 메이저 우승컵을 품에 안게 됐다. 2국은 15일 열리며, 1대1이 될 경우 16일 최종 3국이 벌어진다. 나머지 대국도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진서의 탕웨이싱 상대 통산 전적은 초기 2연패 후 내리 6연승으로 조정됐다.

이번 대회는 통산 120번째 맞는 세계 메이저대회다. 1988년 제1회 후지쓰배 이후 33년간 한국은 15명이 세계 챔프에 오르며 62회 우승했고, 중국은 21명이 45번에 걸쳐 정상을 차지했다. 한·중 결승전은 49번 이뤄져 한국이 26승 23패로 앞서 있다. 신진서가 우승할 경우 한국의 메이저 제패 수는 63회로, 한·중 결승 전적은 27승 23패로 바뀌게 된다.

신진서는 쉬자양·판팅위·롄샤오를, 탕웨이싱은 신민준·박영훈·커제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5만달러(약 1억7000만원). 격년제로 치러지는 춘란배 국가별 우승 횟수는 한국 6회, 중국 5회, 일본이 1회를 기록 중이다.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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