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달라진 K콘텐츠시작부터 세계무대] (3) 1등 향한 추월 차로를 타다

    박돈규 기자

    발행일 : 2021.12.01 / 문화 A19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배두나·공유의 신작 스릴러(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는 190국 32언어로 동시 방영한다

    배두나·공유가 주연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가 오는 24일 공개된다. 달을 무대로 펼쳐지는 8부작 미스터리 스릴러. 가까운 미래에 황폐해진 지구를 떠나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에서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대원들의 이야기다. 세계 190여 나라 2억1400만 구독자가 동시에 볼 수 있다. 자막으로는 32언어, 더빙으로는 14언어로 서비스된다.

    영화 '기생충'은 201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2020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차지하는 대성공을 거뒀지만 코로나 늪에 빠졌다. 배급사 CJ ENM이 후속 사업 전개를 머뭇거리는 사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는 공격적 투자로 우리 안방을 잠식했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고 콘텐츠 수요가 폭증하자 지식재산권(IP)을 선점하려는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넷플릭스 역대 시청 1위에 오른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그 전쟁 통에 빛을 봤다. 황동혁 감독이 2009년에 지은 이야기는 국내에서 "허무맹랑하다"며 외면받고 사장될 뻔했지만 넷플릭스는 제작비 약 250억원을 투자했다. '오징어 게임'은 공개된 지 23일 만에 1억3200만명이 시청했다. 최근 유출된 넷플릭스 내부 문서에 따르면 밈(meme·인터넷 놀이처럼 유행하는 이미지)으로도 번진 이 K콘텐츠 덕에 구독자 증가, 주가 급등 등 1조원 이상의 가치가 창출됐다.

    2018년 4편으로 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K콘텐츠는 해마다 증가해 올해는 19편까지 늘어났다. 세계한류학회장을 지낸 박길성 고려대 교수(사회학)는 "플랫폼, 즉 유통과 소비를 장악하는 기업이 1등이 되는 시대"라며 "후발 주자가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따라잡으려면 잘나가는 콘텐츠 기업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하이브가 이타카홀딩스를, CJ ENM이 엔데버콘텐츠를 각각 인수하는 데 대해 "두고 볼 수만은 없어 추월 차로를 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이브와 CJ ENM이 단행한 1조원 안팎의 투자는 1989년 일본 소니의 미국 컬럼비아 픽처스 인수 못지않은 사건이다. CJ ENM 전략지원실 전성곤 팀장은 "기획부터 유통까지 현지에서 여러 나라 창작자들이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며 "한국을 거치지 않은 K콘텐츠라는 점에서 '완전한 글로벌'"이라고 했다.

    CJ ENM의 OTT 티빙은 엔데버콘텐츠 인수로 '라라랜드' 등 방대한 작품을 확보하며 덩치를 키웠다. 티빙은 내년에 '라인'과 손잡고 일본·대만에 진출하며 2023년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CJ ENM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도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기존 K팝 아티스트들의 세계 무대 확대, 그리고 이들의 드라마나 영화 등 다른 장르 참여를 통한 상승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지난 4월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TIME 100)에 든 한국 기업은 두 곳뿐이다. 삼성과 하이브. 하이브가 디즈니, 넷플릭스, 애플, 페이스북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

    음악도 영화도 드라마도 결국은 소비자의 시간을 점령하는 싸움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을 만든 연상호 감독은 "웹툰 원작을 검열 없이 영상화하고 싶어 넷플릭스를 선택했다"며 "한국에서 먼저 봐야 한다는 제약 없이 세계에 동시 공개하고 반응을 바로 확인하게 돼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K콘텐츠가 통한다는 자신감은 충만하다"며 "다음 과녁은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할 만한 유통망을 키우고 고수익을 낼 수 있는가'로 바뀌었다"고 했다. CJ ENM 전성곤 팀장은 "넷플릭스에 '갯마을 차차차' 등을 공급하고 스튜디오드래곤에 지분 투자를 받으면서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며 "우리 IP를 가지고 글로벌 OTT와 공동 제작, 투자 참여 등으로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세계 정상의 K콘텐츠
    기고자 : 박돈규 기자
    장르 : 연재
    본문자수 : 1932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