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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의 맛과 섬] (80) 강릉 주문진 곰치국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섬발전지원연구센터장

    발행일 : 2021.12.01 / 여론/독자 A39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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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이면 먼 길이지만 동해안을 자주 기웃거린다. 한류성 물고기들이 제철이기 때문이다. 제철이어서 맛이 있는지, 많이 잡혀서 익숙해진 맛이 된 것인지 지금도 모르겠다.

    암튼 이제 곰치국이 시원해지는 계절이다. 이와 함께 곰치, 미거지, 꼼치, 물메기 등 명칭을 둘러싼 진위 논쟁이 이어진다. 지역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기 때문이다. 곰치국의 주인공은 어류도감에는 '미거지'로 소개되어 있다. 그런데 통영이나 거제에서 물메기탕에는 미거지와 다른 종인 '꼼치'를 사용한다. 여기에 '물메기'라는 종도 있어 더 헷갈린다.

    미거지는 겨울철이면 주문진, 속초, 삼척, 죽변 등 어시장에서 볼 수 있다. 동해 수심 200m 내외, 깊은 곳은 700m에서 서식한다. 다행스럽게 겨울철에 산란을 위해 수심이 낮은 곳으로 올라온다. 이때 어민들은 그물이나 통발을 넣어야 하니 수고로움이야 어찌 말로 다하겠는가. 더구나 새벽에 나가 건져야 한다.

    요란한 종소리와 함께 미거지 경매가 시작되었다. 곰치를 잡아온 배는 부부가 조업을 하는 작은 배다. 따로 인건비를 지출하지 않아도 된다. 겨울철 주문진 어가를 살찌우는 효자 물고기인 셈이다. 게다가 곰치국을 찾아 주문진이나 강릉을 찾는 여행객이 많으니 지역 경제에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가. 절이라도 넙죽해야 할 판이다. 곰치가 위판장 바닥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많이 잡혔다. 비쌀 때는 10만원이 넘어갔던 곰치를 1만원이면 살 수 있었다. 배에서 곰치를 내리는 부부는 값이 비싼 것보다 많이 잡히는 것이 훨씬 낫다며 얼굴이 활짝 피었다.

    어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곰치국 전문집을 찾았다. 주민들은 물곰탕이라 부르기도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1인분을 팔지 않아 2인분을 시켜 먹었던 곳이다. 이번에는 1인분도 반갑게 맞아 준다. 곰치도 2인분만큼 들어 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틀림없다. 얼큰하고 칼칼하다. 강원도 음식의 특징이다. 익은 김치에 고춧가루까지 더했다. 시원한 국물에 먼 길을 달려간 피로가 한순간에 가신다.
    기고자 :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섬발전지원연구센터장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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