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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의 99%는 오너가 대표… 재해 처벌땐 문닫아야"

    조재희 기자 이기우 기자

    발행일 : 2021.12.01 / 종합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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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중기중앙회 중소기업 정책포럼

    "주52시간제 도입 후 대기업과 중기 직원 간 임금 격차가 더 심해졌습니다. 중소기업이 이 기준을 맞추는 게 너무 힘듭니다. 52시간 강제 규정을 권고 규정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요?" (김성민 한국마트협회 회장)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는 정부의 실패, 정책의 실패입니다. 실제 기업 간 실적 격차보다, 근로자가 느끼는 심리적 격차는 더욱 심각합니다."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

    코로나 위기 속에서 주52시간제 전면 시행과 최저임금 인상,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내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작업 환경이 열악한 중소 제조업체들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조선일보와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위기 탈출의 해법을 찾기 위해 '대전환 시대, 한국 경제와 중소기업의 성장 해법'을 주제로 '중소기업 정책포럼'을 30일 열었다. 포럼 참가자들은 중기 관련 정책의 문제점과 이에 대한 해결책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양극화 심화하는 정부 정책

    중소기업인들은 이날 대·중소기업 양극화 문제와 함께, 대기업을 겨냥해 획일적으로 만들어진 법·제도가 중소기업을 더 어렵게 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노동법은 단일한 근로자상(像), 사업자상, 기업상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며 "그러다 보니 이에 들어맞는 기업보다는 맞지 않는 기업이 훨씬 많고, 상당수 기업으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규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대기업이나 공공 기관 입장에서는 52시간제가 그리 충격적이지 않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회사를 운영하지 말라, 이익을 포기하라'는 메시지나 마찬가지"라며 "최저임금도 대기업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전국 단위로 해마다 단체교섭을 하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중대재해처벌법을 두고도 기업 규모별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고 예방보다는 처벌에 무게를 둔 법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의 99%는 오너이면서 대표"라며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사고를 수습하고 사후 처리를 해야 할 대표자가 구속되고, 그 기업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홍석우 상지대 총장은 "그동안 관료들은 마치 검찰이나 경찰처럼 법·규정을 어기면 일벌백계하겠다는 식으로 행정을 펼쳤다"며 "행정에서도 기업을 북돋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지식재산권 보호해야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할 아이디어와 진단도 나왔다. 패널로 나선 박경열 공간정보기술 대표는 "우수 인력이 중소기업에서 중견으로, 중견에서는 대기업으로, 요즘엔 대기업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간다고 한다"며 "중소기업에서 3~5년씩 키운 인력들이 옮겨 갈 땐 축구처럼 이적료를 중소기업에 주는 제도를 검토해달라"고 했다. 중소기업 관련 정책의 효율성을 위해, 정책을 단순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은 "중소기업을 위한다며 1600개가 넘는 중소기업 정책이 있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판로 정책"이라며 "결국 매출이 늘어나면 기업이 알아서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고, R&D(연구·개발)도 당연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중기의 아이디어를 보호함으로써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 경제는 1990년대 초 이후 진보·보수 정권 상관없이 5년에 1%포인트씩 장기 성장률이 감소했는데, 이는 창의적 인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중소기업의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아이디어 등록제' 같은 제도를 만들어 보상한다면, 중소기업도 인재를 유치하고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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