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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아무도 부총리의 말을 믿지않았다

    김충령 기자

    발행일 : 2021.12.01 / 경제 B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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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 자산의 양도 차익 과세를 1년 유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유예 결정이 없었다면 당장 한 달 뒤인 2022년 1월부터 가상 자산 투자로 번 돈 중 250만원 초과분의 20%를 세금으로 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과세 유예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날 가상 자산 시장은 별 반응이 없었습니다. 국내 최대 가상 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의 비트코인 가격은 29일 하루(오전 9시부터 24시간) 오히려 1.0% 하락했습니다. 과세 유예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지 않은 것이죠. 가상 자산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오로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금융시장에 끼칠 충격에 대한 얘기만 오갔습니다.

    가상 자산 시장에선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의문의 1패를 당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홍 부총리는 그동안 "예정대로 2022년 1월부터 과세가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는데, 이 말을 믿었던 투자자가 거의 없었다는 것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청년층 표를 의식해 가상 자산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그때마다 홍 부총리는 단호했습니다. "수억 원 가상 자산 이익에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은 홍 부총리의 발언에 별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 인기 유튜버는 "내가 국세청에 전화해봤는데, 해외 거래소에서 돈 벌면 어떻게 과세할지조차 모르더라"며 정부를 대놓고 조롱했습니다. 홍 부총리는 그간 여당과 청와대 앞에서 소신을 관철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을 주장했지만 여당의 '전 국민 지급'을 수용했고, 증권거래세 인하 추진에도 반대했으나 결국 입장을 바꿨습니다.

    국민들은 여당과 벌인 힘겨루기에서 매번 한 걸음 물러나는 홍 부총리를 보며 우리나라 경제부총리 발언의 무게가 그리 무겁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차라리 홍 부총리 입장에선 "가상 자산 과세 유예는 여야 간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고 하는 편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기고자 : 김충령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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