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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없는 무인매장… "살려주세요" 외침도 알아듣는다

    성유진 기자

    발행일 : 2021.12.01 / 경제 B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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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없는 편의점·빨래방 등 10만곳 넘어… 첨단보안 경쟁

    지난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이마트24' 무인 매장. 기자가 "살려주세요"라고 소리치자 "위험 상황이 음성으로 감지되어 관리자에게 알림이 전달되었습니다"라는 안내 음성이 매장에 울려 퍼졌다. 점포 관리자 휴대전화로도 알림이 전송됐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알람을 받은 관리자나 관리 센터는 CCTV를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하거나 보안 요원을 출동시킨다"고 말했다.

    이마트24는 지난 9월 문을 연 이 무인 편의점에 각종 보안 시스템을 추가했다. 무인 매장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보안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운영 중인 무인 매장은 10만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무인 매장도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청소년이나 노숙인이 무인 점포를 아지트처럼 사용하거나, 절도가 잦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무인 점포 절도 검거 건수는 1475건에 달한다. 에스원과 SK쉴더스, KT텔레캅 등 국내 대표 보안 회사들은 AI(인공지능) 기술을 내세운 무인 매장 보안 상품을 대거 내놓고 있다.

    ◇기물 파손, 고객 다툼도 알아내는 AI 카메라

    물리보안업계 1위 에스원은 편의점 CU와 업무 협약을 맺고 140여 점포에 무인 매장용 방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에는 PC 대여 업체와 업무 협약을 맺고 무인 PC방 보안 사업도 시작했다. SK쉴더스(옛 ADT캡스)는 지난 24일 '캡스 무인안심존' PC방 상품을 내놨다. 지난 7월 편의점·수퍼 상품을 내놓은 후 스터디카페, 음식점·카페에 이어 네 번째로 선보인 맞춤형 상품이다. 최근 편의점 GS25와 함께 무인 편의점 30여 곳에 AI 카메라가 적용된 보안 시스템도 설치했다. KT텔레캅은 올해 무인 PC방 보안 상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각 업체가 기술력을 쏟아붓고 있는 분야는 무인 매장용 AI 카메라 기술이다. 무인 매장은 보통 신용카드로 인증하고 출입하게끔 돼 있다. 손님이 매장에 들어선 후엔 AI 카메라가 손님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한다. 손님이 갑자기 쓰러지거나 다투는 것처럼 일반적인 손님과 다른 행동을 하면 AI가 이를 인식하고 관리자에게 알린다. 에스원 관계자는 "딥러닝(심층 학습) 기술로 일반적인 구매 행동과 싸움을 하는 동작이 어떻게 다른지, 물건을 고르려고 앉는 것과 건강에 문제가 생겨 쓰러지는 행동을 구별하게 학습시킨다"고 말했다.

    무인 매장 안에서 손님이 기물을 파손하거나, 낯선 사람에게 위협받을 때도 AI나 센서가 돕는다.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같은 특정 단어나 일정 크기 이상의 소음을 이상 상황으로 인식하고 관제 센터에 알리는 것이다. 한자리에 10분 이상 머무르면 물건을 사러 들어온 손님이 아닐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역시 알람을 울린다.

    ◇PC방은 안면 인식, 스터디카페는 유해 물질 감지

    무인 매장 종류에 따라 중점을 두는 기술은 조금씩 다르다. 누구나 출입할 수 있는 편의점과 달리 PC방은 밤 10시 이후 미성년자 출입이 금지되는 만큼 손님을 구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통 출입기에 안면 인식이나 홍채 인식기를 설치한다. 에스원 관계자는 "사전에 등록한 성인 회원 얼굴과 대조해 1초 이내에 성인과 미성년자를 구별한다"며 "AI 딥러닝 기술로 머리 모양이 달라지거나 안경을 착용하더라도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매장 계산대나 창고 같은 곳을 출입 금지 구역으로 설정해 놓으면 고객 접근 시 경보음이 울린다.

    스터디카페는 손님들이 오랫동안 머무는 공간인 만큼 유해 물질을 감지하는 기술을 특화했다. 좌석 점유율을 분석해 입장권을 끊어 들어간 고객 수와 실제 매장 안의 인원이 맞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알려주기도 한다.

    다만 비용은 여전히 숙제다.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어떤 기능을 추가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AI 카메라와 일반 CCTV 비용이 보통 두 배 정도 차이 난다"며 "점주들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자 AI 카메라를 필요할 때만 켜고 끌 수 있는 식의 판매 전략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 무인 매장용 보안 시스템의 주요 기능
    기고자 : 성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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