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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치료하다 온가족 집단감염될 판"

    최원국 기자 이영관 기자 김민기 기자

    발행일 : 2021.12.01 / 종합 A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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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진자 관리 방침에 분노 쏟아낸 시민들

    "정부가 방역을 포기한 것 아니냐" "2년 내내 국민 들들 볶고… 너희들 하라는 대로 다 했잖아" "K방역은 집에서 죽으라는 것"….

    정부가 30일부터 코로나 확진자에 대해 재택 치료를 기본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국민들이 들끓고 있다. 집에서 코로나 확진자 치료를 하면 가족들을 비롯, 공동주택이라면 이웃까지 온갖 불편과 불안,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방역 실패 책임을 국민들에게 전가한 것"이란 분노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유모(여·36)씨는 아들(4)이 최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자 재택 치료에 들어갔다. 생활치료시설도 고려했지만 가까운 곳에는 자리가 없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씨가 보험영업사원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는 점. 재택 치료 시 동거인도 외출 금지라 유씨는 당장 수입이 대폭 줄어드는 상황이다. 모든 걸 온라인·배달로 해결해야 하다 보니 "생활비도 평소보다 하루 3만~4만원이 더 드는 것 같다"고 유씨는 전했다. 유씨에겐 적은 돈이 아니다.

    7600여 명이 회원으로 있는 코로나 확진·완치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유씨처럼 재택 치료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글이 여럿 올라와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동거인은 함께 살면서 바이러스가 묻어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외출 금지가 기본 원칙"이다. 출근은 물론 등교도 금지다. 이 때문에 "남편은 출근해야 해서 (재택 치료가 끝날 때까지) 인근 모텔 신세를 졌다. 숙박비로 수십만 원을 썼다. 이 돈은 정부에서 안 주느냐"는 경험담에서 "학교 가야 하는 애들은 어떡하라는 거냐"는 항의까지 불만 섞인 글들이 속속 게시판을 메우고 있다. 인천 한 숙박업소 직원은 "가족 재택 치료 때문에 따로 숙소로 나와 살려는 직장인들 문의가 많았다"며 "앞으로 더 많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파트나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 주민들은 재택 치료 확대에 따라 집단감염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확진자가 행여 수칙을 어기고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외출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지난 10월 서울 동작구 아파트 65명 집단감염 발생 당시에는 화장실 환기구 등이 감염 통로로 지목되기까지 한 상태다.

    보호자 없는 1인 가구도 사정은 간단치 않다. 혼자 나와 사는 직장인 신모(29)씨는 지난 8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생활치료센터에 머물렀다. 그는 "센터에서 갑자기 폐렴 증세가 심해지고 호흡곤란까지 와 비상 응급 조치를 통해 병원에 이송됐는데 재택 치료를 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끔찍하다"고 했다. 현장에선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서울 한 구청 재택치료전담팀 직원은 "아직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면서 "각 구청 전담팀은 이미 인력이 부족한데 앞으로 몰려드는 업무를 어떻게 감당할지 한숨부터 나온다"고 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재택 치료를 하는 코로나 확진자는 지난 29일 기준 9702명. 30일부터는 재택 치료가 원칙이라 그 숫자가 1만명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현재 재택 치료자를 관리하는 의료 기관은 전국 196곳. 수도권 69곳, 비수도권 127곳이다. 서울에선 34곳이 재택 치료 환자 4198명을 살핀다. 1곳당 120여 명꼴이다. 재택 치료 중 증상 변화가 있는 경우 외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단기외래진료센터는 경기도에 9곳뿐이라 이를 늘리는 것도 급선무다. 1~3일 단기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도 서울과 경기에 각 1곳밖에 없다.

    재택 치료자는 확진 후 10일간 재택 치료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으면 격리 해제되지만 동거인은 백신 접종 완료자가 아니면 확진자 접촉자로 분류돼 10일간 추가로 격리해야 한다. 직장인·학생인 동거인이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최대 20일간 출근·등교할 수 없는 셈이다.
    기고자 : 최원국 기자 이영관 기자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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