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영화 리뷰] 라스트 나잇 인 소호

    김성현 기자

    발행일 : 2021.12.02 / 문화 A21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거울 속 그녀, 현실인가 환상인가… 히치콕 뒤를 잇는 스릴러

    1일 개봉한 공포 영화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베이비 드라이버' 같은 작품으로 친숙한 영국 감독 에드거 라이트(47)의 신작. 영국 런던의 패션 일번지인 소호를 배경으로 1960년대와 21세기를 넘나드는 독특한 시간 여행의 형식이다.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안고 런던으로 상경한 소녀 '엘리'(토머신 매켄지)가 주인공. 대학 기숙사를 나와 소호의 다락방에서 하숙하지만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린다. 엘리의 꿈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언제나 같다. 꿈에 나타나던 1960년대 가수 지망생 '샌디'(애니아 테일러조이)의 사연은 서서히 엘리를 사로잡는다. 결국 엘리는 자신과 샌디를 동일시하기에 이른다.

    현실과 환상이라는 자아의 분열은 심리 스릴러물이 즐겨 다루는 주제. 영화에서 현실의 엘리와 꿈속의 샌디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번쩍거리는 불빛과 거울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런던이 배경이지만 눈썰미 있는 관객들은 영화 장면들이 낯설지 않을 수도 있다. '올드보이' '아가씨' 등 박찬욱 감독과 호흡을 맞추다가 할리우드로 진출한 정정훈 촬영 감독이 카메라를 잡았다. 복도와 문을 이용해 깊은 공간감을 드러내거나 거울을 통해 두 주인공을 연결시키는 장면들에 정 감독의 인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특히 엘리와 샌디가 순간적으로 카메라 안팎을 넘나들면서 계속 춤추는 장면은 촬영·편집의 묘미가 두드러진 영화의 백미(白眉)다.

    라이트 감독은 이종(異種) 장르의 조합에 천부적 재능을 지닌 연출가. 전작 '베이비 드라이버'에서 한 편의 뮤직비디오처럼 액션물을 연출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공포 영화와 심리 스릴러를 교묘하게 엮었다. 심리적 약점을 지닌 주인공이 사건의 실체를 파고든다는 점에서는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걸작 '현기증(Vertigo)'을 닮았다. 공포감을 자아내는 무대로 집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역시 히치콕의 '싸이코'를 연상시킨다. 그런 의미에서는 히치콕 영화의 21세기적 변주에 가깝다.

    그동안 히치콕의 뒤를 이을 만한 '반전(反轉) 영화'의 걸작으로 '유주얼 서스펙트'(감독 브라이언 싱어)와 '식스 센스'(M. 나이트 시아말란) 등을 꼽았다. 그 바통을 이어받을 만한 후보로 손색이 없다. 다만 폭력 수위가 높아서 취향에 따라서는 반응이 엇갈릴 수도 있다. 영화에서 깜빡거리는 불빛이 주요한 소재로 사용되니 빛에 예민한 관객들은 염두에 두는 편이 좋다.
    기고자 : 김성현 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180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