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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뺀 서재덕, 한국전력의 빛이 되다

    송원형 기자

    발행일 : 2021.12.03 / 스포츠 A2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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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배구 7승4패로 선두 이끌어

    "저런 몸의 배구 선수는 처음 봤다." "너무 많이 놀고 온 것 같다."

    프로배구 남자부 한국전력 선수들은 지난 6월 사회복무요원 소집 해제 후 처음 훈련장을 찾은 서재덕(32·레프트)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당시 서재덕의 몸무게는 약 115kg. 점프가 필수인 배구 공격수로선 낙제점에 가까운 몸무게. 넌지시 지켜보던 장병철(45) 감독이 한마디 던졌다. "빼!"

    그때부터 본격적인 다이어트가 시작됐다. 목표는 95kg. 전담 트레이너가 붙어 운동 계획을 세우고 식단을 관리했다. 무릎 부상 등을 막기 위해 러닝머신에서 빠르게 걷거나 실내 자전거를 타는 것부터 시작했다. 근력 운동도 팔굽혀펴기나 플랭크, 가벼운 덤벨을 이용한 스? 등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 위주로 했다. 점심땐 밥과 국을 평소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고기 반찬은 2배로 늘렸다. 저녁엔 샐러드와 닭가슴살, 삶은 계란만 먹었다. 서재덕이 팀 관계자 결혼식에 갈 때면 팀에 비상이 걸렸다. 트레이너가 옆에 달라붙어 뷔페 음식에 가는 서재덕의 손길을 막았다.

    ◇2년간 43kg 감량… 다이어트 아이콘이 되다

    서재덕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한국전력에 지명된 '원 클럽 맨'이다. 그는 2018-2019시즌을 마친 후 경기도 수원의 한 장애인 특수학교에서 22개월간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다. 서재덕은 2019년 8월 훈련소 입소 전까지 잠시 운동을 잊고 아내, 두 딸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러면서 무섭게 살이 붙었다.

    "가족과 거의 매일 야식을 시켜 먹었어요. 원래 몸무게가 4~5㎏ 쪘다가 빠지는 체질이라서 방심했다가 138㎏까지 늘어났죠."

    규칙적인 생활 덕분인지 훈련소에서 15㎏ 정도가 빠졌다. 그해 9월 학교에 배치받고 근무할 때부턴 120㎏ 내외를 유지했다. 퇴근 후 구단 체육관에서 운동하려고 했는데 생각만큼 잘 안 됐다. 한번 풀어진 마음을 다잡기 어려웠다. 제대 후 전담트레이너와 훈련을 하면서 '처절한 음식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서재덕은 "저녁에 '먹방(먹는 방송)'을 보면 뭔가 먹고 싶을 것 같아서 TV를 안 보고 컴퓨터 등으로 게임만 했다"며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아내도 육아 부담을 덜어줬다"고 했다. 어쩌다 유혹에 넘어갈 때면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치킨 먹은 걸 트레이너에게 들키는 바람에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세게 운동한 적도 있어요." 그래도 배구에 대한 고픔 때문에 참고 견뎠고, 8월 중순 KOVO(한국배구연맹)컵 개막 때 95㎏으로 맞췄다.

    갑자기 살을 빼면서 공에 힘이 실리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서재덕은 KOVO컵 이후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력을 키웠다. "KOVO컵 땐 힘이 많이 떨어지는 걸 느꼈어요. 컵 대회 이후 착실하게 정규리그 준비를 하다 보니 제 예상보다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어요. 부상만 안 당하면 좋겠단 생각에 조심하고 있어요."

    ◇"올해는 반드시 챔피언 결정전"

    서재덕은 올 시즌 공격 성공률 57.73%로 외국인 선수들을 제치고 리그 1위를 달린다. 서브 에이스는 세트당 0.36개로 리그 7위다. 상대 공격을 받아내는 디그도 리그 6위(세트당 1.79개)로 수비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지난 10월엔 프로 데뷔 후 첫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 공격 각 3득점 이상)도 달성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와 포효로 팀 사기도 끌어올린다. 지난 30일 대한항공전 5세트에서 접전이 펼쳐지던 중 공을 살리려다 코트 뒤쪽 광고판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다. 그는 팀 내 최다인 19득점(공격 성공률 79.17%)으로 역전승을 이끌었고, 팀은 다시 선두로 복귀했다.

    한국전력은 2005년 V리그 출범 멤버지만 아직 우승이 없다. 정규리그 최고 성적은 3위. 두 차례(2014-2015·2016-2017시즌) 플레이오프에 나갔지만 모두 패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로 베테랑 박철우(36)를 영입하고, 시즌 도중 현대캐피탈에서 국가대표 센터 신영석(35)까지 데려왔지만 5위에 그쳤다. 올 시즌은 다르다. 1~6위 팀 간 승점 3 차이로 피 말리는 순위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한국전력은 2일 현재 승점 20(7승 4패)으로 선두를 달린다.

    서재덕은 "2년 전엔 고참급이라 신경 쓸 게 많았는데 철우형·영석이형이 들어온 이후 마음 편하게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며 "리그 정상급 선수들의 합류로 훈련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서재덕의 꿈은 아직 한 번도 밟지 못한 챔피언 결정전에 나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것이다. "제가 그간 트리플크라운과 인연이 없었는데 올해 한 걸 보니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올해는 챔피언 결정전에 꼭 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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