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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10년만에 최대폭 3.7% 올랐는데… 국민지갑(국민총소득·GNI)은 더 얇아졌다

    정석우 기자 윤진호 기자

    발행일 : 2021.12.03 / 종합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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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팍팍해진 살림, 인플레 우려 커져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1년 전에 비해 3.7% 올라 9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10월(3.2%)에 이어 두 달 연속 3%를 넘어섰다.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데다 채소류 등 장바구니 물가도 급등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가는 이렇게 뛰는데 지갑은 홀쭉해졌다. 3분기(7~9월)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0.7% 감소하며 지난해 2분기(-2.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마이너스로 추락한 것도 작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GNI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우리 국민이나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번 돈을 더하고 외국인이나 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번 돈을 뺀 것이다.

    ◇한은 "올 물가 연간 상승률 2.3% 넘어"

    2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1(2015년=100)로 1년 전보다 3.7% 올랐다. 2011년 12월(4.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한국은행 목표 수준인 2%를 넘어섰고, 결국 10월(3.2%)에 3%대로 올라섰다. 국제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마비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경유와 휘발유를 중심으로 석유류 물가 지수가 35.5% 상승해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인 2008년 7월(35.5%)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정부가 지난달 12일부터 유류세를 20% 내렸지만 오히려 10월(27.3%)보다 상승 폭이 8.2%포인트 커졌다. 세금 인하분이 곧바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가을 잦은 비로 상추(72.0%)와 깻잎(38.6%), 오이(99.0%) 등 채소 가격이 크게 뛰면서 농·축·수산물 물가도 1년 전에 비해 7.6% 올랐다. 소금(24.9%)과 국수(20.7%), 식용유(10.0%) 등 가공식품 물가도 3.5% 올랐다. 생선회(9.6%)와 피자(6.0%) 등 외식 가격도 뛰었다. 전세(2.7%)와 월세(1.0%) 등 집세도 1년 새 1.9% 올라 2017년 6월(1.9%)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12월 내내 서민들의 생활 물가가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되도록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농·축·수산물 할인 쿠폰 규모를 확대하고 부처별로 물가를 관리하는 물가 부처 책임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 대응에도 물가 급등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5일 올해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2.3%로 전망했던 한국은행은 일주일 만인 이날 예정에 없던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물가 상승률이 기존 전망을 다소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물가 인상 요인 가운데 하나인 글로벌 공급망 쇼크가 변이 바이러스 유행으로 심화될 수 있고, 세금 부담과 금리 인상으로 주거비 인상도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물가 상승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점에서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국)의 11월 물가 상승률은 4.9%로 1997년 이후 가장 컸고, 미국의 10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6.2%)은 31년 만에 최고치였다.

    ◇GNI 5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

    이렇게 물가가 뛰고 있는데, 이날 한국은행은 지난 3분기 실질 GNI가 2분기와 비교해 0.7% 쪼그라들었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데도 GNI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8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이날 3분기 경제성장률이 0.3%라고 밝혔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한국 기업이 해외 현지 법인에서 받은 배당 소득이 2분기보다 많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확산 여파로 3분기 성장률이 작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아지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4%)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이 1.03%가 돼야 가능한데,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의 영향을 얼마나 받을지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픽] 11월 소비자 물가 어떤 품목에서 많이 올랐나
    기고자 : 정석우 기자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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