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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오은영의 '토닥토닥'] 친구랑 장난감 나누지 않는 아이, 욕심이 아니라 불안감 때문이죠

    오은영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발행일 : 2021.12.03 / 특집 A2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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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가 집에 놀러 왔을 때 자기 장난감을 나눠주면서 사이좋게 노는 모습, 참 보기 좋다. 그런데 이게 아이들에게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만 4세 이전엔 발달 단계 자체가 또래와 함께 상호 작용을 하는 것보다 자기 놀이에만 집중할 시기라 장난감 공유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자기 장난감을 친구와 나누는 걸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아이들의 이런 행동은 단순히 욕심이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욕심보다 오히려 불안감이 큰 경우가 많다. 불안이 심한 아이는 자신과 남 사이 경계선이 매우 중요하다. 다른 아이가 내 장난감을 만지는 것은 자기가 정해 놓은 경계선을 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싫은 것이다.

    이런 아이에게 "사이좋게 놀아야지" 하면서 억지로 장난감을 뺏어서 친구에게 주거나 매번 혼을 내면 아이는 또래와 노는 것이 전혀 즐겁지 않다. 친구와 어울려 노는 즐거움을 알게 하려면 아이의 경계선부터 존중해줘야 한다. 친구가 놀러 오기 전에 아이의 경계선을 존중하면서 타협을 하자.

    "혹시 네 장난감 중에서 친구가 절대로 만지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있니? 그것은 치워두자. 나머지 장난감은 같이 가지고 놀고, 놀고 나면 분명히 돌려줄 거야. 이제 친구가 네 장난감을 만져도 짜증 부리지 않을 수 있니?"

    아이가 그렇다고 하면 친구를 놀러 오게 한다. 아이 경계선의 범위를 아이가 허용하는 한도 안에서 좀 좁혀주는 것이다. 친구가 놀러 왔을 때 부모는 아이와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놀러 온 친구에게 잘해주려고 약속을 어겨버리면, 아이는 더 악착같이 자기 물건을 나누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타협이 어렵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 놀러 오는 친구에게 장난감을 하나 가져오라고 하든지, 내 아이도 그 아이 장난감을 하나 빌리는 것이다.

    친구뿐 아니라 내 아이 마음도 상하지 않아야 친구와 노는 것이 즐거울 것이다. 여러 차례 경험을 통해 자기 경계선을 지키면서도 친구와 즐겁게 놀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아이 행동도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기고자 : 오은영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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