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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6일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1966 ~1976년) 50주년을 앞두고 "당·정은 지식인의 비판을 포용해야 하며 그 비판이 부정확하더라도 그들을 탄압해선 안 된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을 두고 중국 안팎에서는 '지식인 사회에 변화의 신호를 준 것'이라는 기대와 '서방에서 나오는 언론 통제에 대한 비판을 희석하기 위한 제스처'라는 회의적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지난 4월 26일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시에서 지식인·청년 대표 70명과 좌담회를 갖고 "공산당과 정부는 지식인을 전적으로 신뢰해야 하고 당·정은 지식인 사이에서 제기되는 반대 목소리를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지식인의 비판이 정확하지 않거나 혹은 편견을 담고 있다고 해서 꼬투리를 잡고, 낙인을 찍고 몽둥이질을 해서는 안 된다(不抓辮子, 不扣帽子, 不打棍子)"면서 "관료들이 지식인들의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은 당을 위한 매우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2주 전 인터넷 안전 정보화 좌담회에서도 "당·정의 각급 간부들은 네티즌들의 비판에 인내심을 가지고 포용해야 한다"며 "그들의 비판이 거슬리더라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 내에서는 최근 언론·지식인 사회에 대한 통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런즈창(任志强) 전 화위안(華遠)그룹 회장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이 중국 정부에 의해 폐쇄당했다. 웨이보에서 시진핑 주석에 대한 관영 언론들의 충성 맹세를 비판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1월에는 스웨덴의 인권운동가 피터 달린이 대중을 선동해 중국 정부에 맞서는 소송을 부추겼다는 이유로 구금된 뒤 강제 추방을 당했다. 그는 중국에서 쫓겨나기 전 중국 국영 CCTV에 출연해 "중국 국민에게 사죄한다"며 자아비판을 해야 했다. 중국 지도층에 비판적인 서적을 판매하다 실종된 홍콩 서점 주인들이 중국에서 조사를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등 서방 언론은 시진핑 정권의 강압적인 언론정책 등을 비판하며 그를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과 비교하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런 시점에 '지식인을 포용해야 한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그가 문혁기에 벌어진 무차별적 지식인 탄압을 지칭하는 '낙인을 찍고, 몽둥이질을 하다(扣帽子, 打棍子)'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고 당·정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허용하지 않는 극좌 노선과 차별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런즈창 사건 등은 시 주석의 의도를 중국 관료들이 곡해한 것"이라며 "시 주석의 이번 발언은 지식인 사회에 대한 포용의 신호"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번 발언을 사상·언론 통제를 완화하겠다는 신호로 보는 외신들은 많지 않다. 언론에 대한 직·간접적 검열과 통제가 전혀 개선될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연합조보(聯合早報)는 "베이징대 기관지인 '북대청년(北大靑年)'의 웨이신(微信·위챗) 소식지가 지난 4월 27일 공산주의청년단의 검열에 항거하며 사실상 백지(白紙) 지면을 냈다"고 지난 30일 보도했다. 미국의소리(VOA)는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 '숨은 비판 세력을 외부로 끌어내기 위한 계책'이라는 음모론적 시각도 있다"고 보도했다.

[표] 시진핑의 최근 '비판 포용' 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