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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를 따르는 시위대가 지난 30일(현지 시각)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의회에 난입해 점거 시위를 벌이면서 이라크 정부가 바그다드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시위대 수백명이 '정치 개혁' '부패 척결'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바그다드 중심지 '그린존' 방벽을 넘어 의사당까지 진입했다. 그린존은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미군이 설정한 특별경계구역이다. 의회와 정부 청사, 군 사령부, 외국 공관 등이 몰려 있어 철저한 경계가 이뤄지는 곳이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인물은 강경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48)이다. 2006년 말 이란으로 망명했다가 2011년 귀국한 그는 지난해 말부터 정치 개혁 등을 요구하며 반정부세력을 이끌고 있다.

시위대는 6시간 만에 그린존에서 빠져나와 인근 이흐티팔라트 광장에서 농성을 계속했다. 시위대는 이라크 정부 수반인 알아바디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알아바디 총리는 최근 정치권 부패와 종파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 관료 출신으로 구성된 이른바 '개혁 내각' 후보자 명단을 의회에 제출했지만 종파·민족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의회의 승인을 얻지 못하고 있다. 알아바디 총리는 대표적 친미 지도자로 미국과 공조해 IS 격퇴전을 이행해왔다. 알아바디가 사퇴하면 IS 격퇴전에 당장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이 지난 28일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의 원활한 협조를 구하기 위해 이라크를 방문한 지 36시간이 채 안 돼 발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라크의 현 구조로는 더 버틸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라크 국내 정치의 혼란이 미국의 IS 격퇴 전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고자 : 장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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