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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탈북한 최모(53)씨는 부산에서 5년 넘게 건어물 장사를 했다. 벌이가 시원치 않자 최씨는 가게를 접고 서울에서 마작방을 열었다.

마작방 손님 중엔 탈북자나 조선족이 많았다. 최씨는 이들로부터 북한산(産) 필로폰이 탈북자와 조선족 사이에서 1g당 30만~50만원의 비싼 값에 거래된다는 걸 알게 됐다.

최씨는 작년 9월 두만강 접경 지역으로 가 지인을 통해 마약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최씨는 올해 2월까지 북한산 마약 140g, 4600여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을 한국에 들여왔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이용일)는 북한산 마약을 국내에 밀반입해 판매하거나,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해 투약한 혐의로 탈북자와 조선족 23명을 기소하고, 2명을 지명수배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필로폰 810g을 압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거된 이들로부터 '함경도 등지에서 제조된 마약을 북·중 접경지에서 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필로폰 등의 마약이 진통제 대신 쓰이고, 경조사 때 축·조의금으로 전달될 정도라고 한다. 이번에 검거된 탈북자 중엔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부인과 함께 마약을 투약하거나 아들과 함께 마약을 한 사례가 있었다. 강모(여·33)씨는 필로폰을 투약한 지 일주일 만에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거된 사람들 상당수는 '마약이 큰 죄가 되는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