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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기인 1996년, 두 여성이 백악관 인턴으로 들어왔다. 대통령 집무실에 배치된 모니카 르윈스키는 나중에 대통령과 섹스 스캔들로 유명해졌다. 반면 퍼스트레이디 사무실로 들어간 후마 애버딘〈사진 오른쪽〉은 20여 년 뒤 힐러리 클린턴〈왼쪽〉 전 국무장관의 핵심 참모로 성장했다.

힐러리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그의 선거 캠프 핵심 인물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 '힐러리의 또 다른 딸'이라는 제목으로 그의 최측근인 후마 애버딘을 집중 보도했다.

힐러리가 국무장관이던 시절부터 수행 비서로 일한 애버딘은 지금도 힐러리의 공식 업무는 물론 커피 배달과 미용실 예약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힐러리 참모진은 그를 보스가 원하는 것을 즉시 알아채는 불가사의한 능력과 콧대 높은 정치인들을 교묘하게 다루는 기술을 갖춘 인물로 평가한다. 힐러리 캠프 자금 지원책인 벤처 투자자 앨런 패트리코프는 "힐러리에게 할 말이 있으면 직접 그녀와 통화할 필요 없이 애버딘을 찾는다"며 "애버딘과 통화하면 힐러리와 이야기하는 것과 똑같다"고 했다.

힐러리가 애버딘을 신뢰하는 이유는 그의 충성심 때문이라고 한다. 힐러리의 한 측근은 뉴스위크에 "힐러리가 손가락을 튕기며 '껌'이라고 하면, 애버딘은 즉시 껌을 갖고 올 정도"라고 했다. 아무리 더운 날씨에도 완벽한 정장 차림에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으로 유명하다.

애버딘은 워싱턴 정계에서 보기 드문 무슬림이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2세 때 파키스탄·인도계 무슬림인 부모님을 따라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민을 가 18세 때까지 살았다. 하지만 애버딘은 무슬림으로선 파격적으로 2010년 유대계 민주당 하원의원인 앤서니 위너와 결혼했다. 둘의 결혼 생활은 2013년 뉴욕 시장에 출마한 위너가 여대생에게 외설적 문자와 음란한 사진을 보낸 사실이 밝혀지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당시 애버딘은 기자회견에서 "남편은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지만, 그를 사랑하고 지지한다"고 옹호했는데, 뉴욕포스트는 "애버딘은 '클린턴 학교'에서 용서를 배웠다. '권력'은 '존엄'보다 더 중요하니까"라고 비꼬았다. 기고자 : 오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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