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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한·이란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원칙적으로 어떤 핵개발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며 "특히 한반도나 중동에서 위험한 핵무기가 없어지는 것이 우리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양국은 한반도 안전 문제와 중동 안전 문제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한반도에서 평화를 응원한다"고 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도 "핵확산금지조약(NPT) 및 비핵화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하며 핵무기 개발은 절대 안보를 강화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란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한반도 핵무기'는 북한을, '중동 핵무기'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것"이라며 "체면을 중시하는 이란이 '네임 & 셰임'(name & shame·이름 공개해 망신 주기)을 안 했을 뿐"이라고 했다.

오랜 기간 북한과 협조 관계였던 이란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북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과 이란은 '핵·미사일 개발'에서 오랜 기간 밀접한 협력 관계를 맺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월 핵개발 포기를 선언한 이란이 북한과 멀어진다면 핵개발을 둘러싼 북한의 고립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부통령도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핵은 어떤 해결책도 될 수 없다"고 했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북한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란 측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저는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위한 열쇠는 한반도 평화통일에 있음을 강조했으며 이란 측은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 국민의 열망에 대해 지지를 표명해줬다"고 말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북한과 이란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이 굉장히 많은 상황에서 이란 대통령이 강하게 한반도 비핵화를 말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이란이 북한과 핵 관련 협력 관계를 끊을 수 있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환영할 만한 얘기"라고 했다. 다만 이란이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길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기고자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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