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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다 남은 약은 어디에 버려야 할까? 이렇게 질문하면 아마 많은 사람이 "약국에 갖다 주면 되지 않나요?"라고 답할 것이다. 매스컴에서 그렇게 보도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 며칠 전 약국에서 약 조제를 기다리며 "먹다 남은 약이 있는데 가져오면 받아주나요?"라고 물었다. 대답은 이랬다. "수거함을 운영하는 약국과 그렇지 않은 약국이 있는데, 저희는 안 받아요."

좀 의아해서 보건복지부에 전화해 물었다. 대답은 "폐의약품 수거는 강제 사항이 아니라, 우리도 어찌 할 도리는 없다"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보건소에 전화했다. "강제 사항은 아니라서…, 저희 보건소로 가져오시지요." 내가 "약을 버리기 위해 8㎞나 떨어진 보건소까지 가야 하느냐"고 묻자 직원은 "처음에 문의하신 그 동네 약국에 전화해 놓을 테니 갖다 주시면 처리하겠다"고 했다.

그 약국으로 약을 싸들고 갔다. 그 약사도 나름대로 불만이 있었다. "보건소에서 수거해 가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일부러 보건소로 가져가야 해서요." 아무튼 폐의약품은 이렇게 '제대로' 버리기가 힘든 실정이다. 보건 당국은 "환경이 심각하게 오염되니 남은 약을 휴지통에 버리지 말라"고만 하지 말고, 가까운 약국에 가져가면 처리해주는 수거 체계를 마련하라.

조광선·경기 수원시 기고자 : 조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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